원주 확진 9명 신천지 연관
대구外 유증상자만 8946명

기업 “공장 멈추면 폐업할 판
신도명단 받아 직원조사 희망”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확산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신천지 신도들을 매개로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신천지교회 신도와 교육생 약 23만9000명에 대해 조사를 한 결과, 대구를 제외한 전국에서 유증상자가 894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확산세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강원도에서 주말과 휴일 사이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9명으로 늘어나면서 ‘신천지 발(發)’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6일 원주 신천지 교회에서 400여 명의 신도가 참석한 예배가 열렸고, 원주에서 발생한 확진자 9명 모두 이곳 예배에 참석했거나 참석한 가족에게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2일 오전까지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19명 중 신천지와 연관된 확진자는 12명에 달했다. 강원도 방역 당국은 400여 명이 참석한 원주 신천지 교회가 대구처럼 새로운 ‘코로나19 슈퍼 전파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긴장하고 있다.

울산도 모두 20명의 확진자 중 13명이 신천지 교회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어 시민들은 물론, 지역 기업체들까지 신천지 신도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은 지난달 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신도를 가족으로 둔 직원이 회사 내 근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부 부서를 폐쇄하는 소동을 빚기도 해 회사 내 신천지 신도 존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울산시 등 일부 지자체도 신천지 신도에 대해 자진 신고를 하고, 스스로 자가격리토록 유도했다.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한 기업체 관계자는 “가뜩이나 기업이 어려운데, 코로나19로 공장 가동을 멈추면, 기업이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며 “신천지 신도 명단이라도 확보되면, 전체 직원에 대해 조사를 해서 격리를 하든지 검사를 받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밖에 광주지역에도 확진자 11명 중 7명, 전남지역에는 4명 중 1명이 각각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람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에서는 전체 확진자 62명 중 28명이, 경기도에서는 93명 중 11명이 신천지와 관련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에서는 2일 처음으로 신천지 교인 1명이 코로나19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의 경우 전체 79명의 확진자 중 신천지 관련자는 6명이지만, 이 중 3명은 신천지 측에서 보내 준 명단에 없는 것으로 드러나 신천지 측에서 제시한 교인 명단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선 신천지 신도들의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경찰에 소재 파악을 의뢰하기도 했다. 충북도는 전체 신도·교육생 9074명 중 전날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신도와 교육생이 65명에 이르자, 2일 이들에 대해 경찰에 소재파악을 의뢰했다. 경남도도 8617명의 신천지 신도 중 무응답 93명에 대해 경찰과 함께 소재를 파악해 증상 여부를 확인 중이다.

울산=곽시열·원주=이성현·부산=김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