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발생 따라 지역 전파 우려
서울 송파·경기 하남·성남·남양주 등 거주자 공개 요구
교회 측 “강동구에만 제출” 거절

등록 신도 숫자만 8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이 교회 측에 교인 명단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 측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지자체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명단 공개 여부가 새로운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강동구에선 이날 오전 확진자인 명성교회 부목사 A(53) 씨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41세 여성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지역 내 확진자가 5명으로 늘었다.

28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기 하남시는 명성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교회 측에 하남에 거주하는 교인 명단을 요구했으나, 교회는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대응 중인 강동구에 제출하기로 했다며 거절했다. 시는 앞선 26일 하남에 있는 명성교회 지회인 새노래명성교회를 선제 방역했다. 명성교회 신도가 다수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남양주시도 명성교회에 지역 거주자 명단을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교회 측은 이들 지자체의 공개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지자체가 명성교회 신도 명단 공개를 요구하고 나선 건, 지역에 거주하는 신도가 적지 않은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명성교회는 신도들이 멀리서도 편리하게 예배에 참석할 수 있도록 서울·경기권과 교회를 오가는 21개 셔틀버스 노선을 운행해 왔는데, 배차 간격이나 배차 지역 등을 감안했을 때 이번에 신도 명단 공개를 요구한 이들 4개 지자체엔 특히 많은 신도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중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교회 측이 계속 명단을 안 준다고 한다”며 “하지만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6일(142명)에 이어 27일 진행된 명성교회 교역자·신도 대상 코로나19 확진 여부 2차 검사에서 검사자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강동구는 28일 “확진자로 판명된 명성교회 부목사 A 씨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교역자와 교인 중 27일 검사 대상이었던 86명 전원이 음성으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구는 이날 검사 대상 중 나머지 14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애초 검사 대상은 215명이었지만 A 씨와 접촉했다고 교회 측에 자진 신고한 인원 27명이 추가되면서 총 242명으로 검사 대상이 늘어났다.

노기섭 기자, 수원=박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