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차단 중국 상하이에 있는 한인타운 ‘홍취안루’의 한 식당 건물에 ‘접근 금지’를 의미하는 선이 설치됐다. 연합뉴스

“한국발 승객 제대로 격리하라”
관영 매체 편집장 나서 성토글

중국이 지난 25일부터 한국인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강제 격리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들에 대한 각종 차별과 혐오 등 노골적인 ‘코리아 포비아’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온 환추스바오(環球時報)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 도착한 한국발 비행기 승객을 발열 체크만 하고 보냈다고 비판했다.

28일 중국 관영 매체와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명분으로 한국에서 오는 여객기 탑승객을 강제 격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오는 29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톈진(天津)에 도착하는 항공기 탑승객 전원이 지정 장소(호텔)에 격리될 것이라는 통보를 중국 당국으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상하이 주민들이 집단으로 한국에서 돌아온 재중동포 30여 명의 아파트 진입을 막는 일도 벌어졌다. 28일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교민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아시아나 OZ349편을 타고 인천에서 출발해 난징(南京)에 도착한 우리 국민 30여 명이 난징 시내의 아파트로 이동했지만 정문 앞에서 가로막혔다. 이들은 한참을 정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인근 호텔로 옮겨 밤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도 27일부터 한국발 승객 전원을 호텔에 격리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앞서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웨이하이(威海), 옌타이(煙臺)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지린(吉林)성 옌지(延吉) 등이 25일부터 한국인에 대한 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웨이하이 등의 아파트에서는 ‘한국인의 출입을 제한한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리는 등 한국인 혐오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랴오닝성 다롄(大連)에서는 한국에서 돌아온 19명의 여권 번호와 주소가 적힌 명단이 중국인 단체 대화방에 돌고 있다.

후시진 편집장은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지난 26일 80명의 한국인 승객을 태운 비행기가 청두에 도착했는데, 공항에서 발열 체크만 하고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며 “이들 중 격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이 나오면 전염병 전파를 어떻게 막을 것이냐”고 성토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