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다낭 폐병원에 격리 베트남 정부가 대구·경북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로 입국 금지한 한국 관광객들이 24일 다낭 폐병원에 격리돼 있다. 뉴시스

이미지 크게보기한국行 비행 중 소독 베트남 다낭에서 인천으로 출발한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이 손에는 비닐장갑, 얼굴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인 승객 전원 격리 수모에도
韓정부 “中 지방정부 조치일 뿐”
또 중국 눈치보며 항의도 안해

중국 지방 정부들과 세계 각국이 한국발 입국을 제한 중이지만 외교 당국 간 사전 협의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당시 중국인의 제한적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반면, 중국은 현재 4개 성(城) 공항과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등지에서 한국 입국자 격리 조치를 전격 실시 중이다. 정부는 중국 중앙이 아닌 지방 정부의 결정일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중국이 지방 정부를 내세워 사실상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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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현재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공항과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웨이하이(威海)공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공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공항에서 한국에서 온 여행기 승객 전원이 격리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도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2주 자가 격리 조치가 실시되고 있다. 이는 사실상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달 초부터 지역 간 이동을 금지하는 봉쇄식 관리를 실시 중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인에 대한 입국 통제는 향후 더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조치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 인터넷상에서 코로나19 초기 단계에 도움과 지지를 준 한국과 일본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하는 것은 중국의 이기심과 은혜를 잊은 행위라는 논란이 있다”면서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조처가 실용적이자 과학적이고, 책임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일부 국가의 조치가 한국과의 사전협의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중국 외교부로부터 협의나 통보가 없었고, 해당 조치를 취한 중국 지방정부로부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요구하는 여론이 빗발치는 상황에서도 중국 후베이(湖北)성만을 입국 금지한 상황과 비교해 한·중 외교관계에서 상호주의가 작용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외교부는 중국 지방정부의 조치일 뿐 중앙정부 차원의 입국 제한은 아니라고 판단, 강도 높은 항의는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밝히는 대로 지방정부 차원의 방침일 뿐,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을 하고 있지는 않다는 게 외교부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외교부 해외 안전 여행’ 사이트에도 한국 여행객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국가 명단에 중국은 이날 오전 현재까지 명시돼 있지 않다.

김영주 기자·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