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TK봉쇄 발언 이어 또 논란
남인순도 “통합당 반성해야”

이인영 원내대표 “송구하다”
봉쇄 실언에 대해 유감표명
당내선 “정리해야” 목청커져

더불어민주당은 26일 홍익표(사진) 수석대변인의 ‘대구·경북 봉쇄’ 발언 논란에 대해 이인영 원내대표의 공개 발언을 통해 송구스럽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해찬 대표도 공개적으로 홍 대변인 발언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는 등 당 지도부 내에서도 홍 대변인 경질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민심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성난 지역 민심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파문이 커지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권은 말 한마디 실수도 코로나 대응 전선에 구멍을 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의 전날(25일) 발언을 직접 언급하진 않으면서도 공개적으로 질타한 것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봉쇄’는 방역 전문 용어상 ‘감염 차단’을 의미하는 말이었지만 용어 선택이 부적절했다”면서 “일상의 위협을 받고 있는 시·도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해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 내부에선 홍 대변인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실수를 반복하고 있어 교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임미리 고려대 교수 칼럼 고발 사태가 문제됐을 때 고발을 주도한 홍 대변인을 정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으로 대변인단을 자연스럽게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교체 시기를 놓친 감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인사들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을 쏟아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타임지 보도를 인용하며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한 것은 역설적으로 국가체계가 잘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미래통합당 의원 주최 토론회 참석자가 뒤늦게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되는 바람에 소동이 일었던 것을 거론하며 “통합당은 협력은커녕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토론회를 열어 참석자가 확진 판정을 받아 국회를 멈추게 한 사태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아주 부적절한 발언으로, 그러면서 남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곽상도 의원은 SNS에 “대통령이라면, 코로나19 사태를 막지 못한다면 책임지고 하야하겠다는 선언부터 해야 한다”고 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이날 “봉쇄해야 할 건 대구가 아닌 중국에서 들어 오는 분들”이라며 “당사자는 물론, 감독책임자들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우·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