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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가 지난 19일 1심 법원에서 합법 판결을 받았다. 타다가 계속 영업을 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긴 하지만, 최소한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는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타다 사건의 근거 법률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다. 이 법 제4조 1항에 따르면 여객운송업자는 국토교통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 다만, 자동차 대여사업자는 시·도지사에게 등록만 하면 되고,(28조)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대여하는 경우 운전기사도 알선할 수 있다.(34조 2항 단서, 시행령 18조)

이 사건의 피고인 쏘카는 자동차대여업으로 등록을 한 일명 렌터카 사업자이며, ‘타다’라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의 기사를 알선해 줘 왔다. 그러나 검찰은 쏘카가 대여업으로 등록하고 실질적으로는 고객을 유상으로 운송한 무면허 사업자이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논거를 대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타다가 위법인지 여부는 최종 판결이 나와야 알겠지만, 현행 여객법이 모빌리티 플랫폼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것이 이번 사건의 발단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토부는 이번 기회에 여객법을 개정해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도 면허를 받도록 규제하고자 하고 있다. 즉, 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를 하는 경우에도 면허를 받도록 하고, 타다와 같이 렌터카 기반으로 승합차에 운전기사를 알선해주는 사업 자체를 전면 금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궁금한 것은, 모빌리티 플랫폼을 정부가 새로이 규제하려는 이유다. 즉, 보호법익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국토부는 공유차량에 대해서도 돈을 받고 면허를 주면 택시의 안전과 서비스 질이 제고돼 고객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안전과 서비스 질 제고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국토부 입장에서는 면허수입이 증가되고 규제권이 강화되는 이점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규제가 늘어 공유경제를 통한 신산업이 확산되고 택시의 서비스 질이 제고된다면 법 개정으로 얻는 법익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면허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소비자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서비스 질이 제고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새로운 유형의 공유경제 플랫폼이 나오면 또 법 개정이 필요하다. 결국, 이 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동차산업 분야의 공유경제, 혁신경제의 구현 자체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러니한 것은 혁신경제·규제혁신·4차 산업혁명 촉진 등을 외쳐온 문재인 정부가 공유차량 기반의 신산업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하려 한다는 점이다. 지난 20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경제혁신 방안을 제시한 문 정부와 일명 타다금지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문 정권의 모습은 서로 다른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시장의 수요는 급변하고 있다. 기업들은 산업간 융합은 물론이고 혁신적 기술개발을 통해서 시장에서 생존하고자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런데도 문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규제혁신’이라 쓰고, ‘규제강화’라고 읽는 모순된 행동들을 반복하고 있다.

이미 우리 사회는 5G시대를 맞이해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초연결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를 기반으로 한 공유경제 체제 속으로 급속히 빨려 들어가고 있다. 부디, 문 정부는 규제혁신과 혁신경제를 말로만 하지 말고 실천도 함께하는 정권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