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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사체 총 101마리 발견
울타리 설치 등 차단방역 총력
코로나19 확진자 6명 첫 발생
숙박·음식업소 개점휴업 상태

강원도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마저 발생하며 비상이 걸렸다. 특히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화천과 철원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밖에서 잇따라 발견되면서 비무장지대(DMZ)를 넘어 강원 전역으로 퍼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주말과 휴일(22∼2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춘천과 속초, 삼척, 강릉 등 영서와 영동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도내 관광지와 접경지역 경기는 직격탄을 맞았다.

24일 강원도에 따르면 전날까지 도내 ASF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는 총 101마리가 발견됐다. 이 중 화천이 79건, 철원 22건이었으며 민통선 내에서 21건, 민통선 밖에서 80건이 발견됐다. 환경부와 도는 최근 ASF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설치한 광역울타리 밖에서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폐사체 3마리가 발견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일부터 강원도청 내에 ‘ASF 현장 상황실’을 마련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 행정안전부, 국방부 관계자 등 13명이 상주하고 있다.

상황실은 수색·포획, 방역관리, 울타리 설치 상황점검, 농장 차단방역, 발견자 및 발견지점 상황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도는 앞으로 한 달이 ASF 확산 저지의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보고 환경부와 협의해 ASF 감염 멧돼지가 춘천 이남으로 더는 내려오지 못하도록 3차 광역울타리 설치를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해 나가기로 했다.

도내 주요 관광지와 접경지역은 ASF 사태에 이어 코로나19 확진자마저 발생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도에서는 22∼23일 춘천과 속초에서 각각 2명, 삼척 1명, 강릉 1명 등 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국방부가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 22일부터 군인의 휴가 및 외출·외박을 전면 금지하면서 도내 접경지역 상경기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군인들의 소비활동으로 지역경제를 지탱해온 접경지역 시가지는 군인들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텅텅 비었고 숙박·음식 업소는 개점휴업 상태였다. 화천군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이모(여·60) 씨는 “지난 주말과 휴일 손님을 단 1명도 받지 못했다”며 “ASF 방역으로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코로나19까지 발생하면서 앞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2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춘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체육시설과 주요 관광시설 운영이 중단되면서 평소 주말이면 관광객으로 붐비던 춘천 시내가 한산했다. 동해안과 접해 있는 영동지역도 한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강릉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이전보다 70∼80% 가까이 감소했다. 휴일이면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던 속초관광수산시장은 23일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며 썰렁한 모습을 연출했다.

춘천 = 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