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부족…간이 음압장치 동원
마스크도 동나고 혈액도 모자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확인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의료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 대구지역에서는 마스크가 모두 동이 나서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며 수혈용 혈액 재고분도 소진되고 있다. 또 신종 코로나 치료를 위한 음압병상도 모자라는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질본) 본부장은 “대구의료원 병상이 현재 상황에선 부족하다”며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음압병상을 최대한 가동하고 현재 대구의료원에 있는 별도의 병상을 동원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의 음압 병상만으로는 지금과 같이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환자들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국의 음압병실은 1027개에 이르지만, 대구의 음압병실은 54개, 경북은 34개에 불과하다. 전날부터 대구의료원은 음압병실 10개가 모두 차자 일반병실에 간이 음압장치를 설치했다. 대구의 의료진들도 감염 또는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자가격리되면서 의료공백 심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신우 경북대 감염병센터장은 전날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김 센터장은 대구지역 방역을 총괄하고 있었다. 또 남구 대명동 대구가톨릭대에서는 신천지 교인인 간호사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응급실과 병동 1개 층이 폐쇄됐다.

감염병 위기에 수혈을 꺼리면서 혈액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전국 혈액 보유량은 한때 위기 수준인 2일분 정도로 떨어졌고, 특히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은 ‘1일분’ 수준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감염병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의료 수요의 부족 사태는 지난해부터 예견돼 왔다. 2018년 보건복지부가 유관기관 및 학회와 협력해 진행한 의료 관련 감염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합병원을 제외한 병원, 요양병원 상당수는 감염관리 주체가 되는 감염관리위원회나 감염관리실 및 담당 인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과에 따르면 병원은 의사 0.91명, 간호사 0.95명이, 요양병원은 의사 0.68명, 간호사 1명이 감염관리 인력으로 배정돼 있다. 또 병원·요양병원의 60∼70%가 감염위험요인을 파악하는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선형·최재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