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체계 마비’ 불안감 고조
환자통제 안돼 병원감염 공포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치료 병상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환자들이 선별진료소가 아닌 일반 병원을 방문하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면서 병원 내 감염에 대한 공포가 계속되고 대학병원 응급실 폐쇄로 인한 일반 의료체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20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파악된 전국의 음압 병상은 755개 병실에서 1027개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지역 사회 곳곳에서 속출할 경우 이들을 수용할 음압 병상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음압병실은 기압 차이를 만들어 공기 중 바이러스를 병실 밖으로 못 나가게 잡아두는 시설을 뜻한다. 서울의 국립중앙의료원·서울대병원·서울의료원·중앙대병원·한일병원, 부산의 부산대병원·부산시의료원, 대구의 경북대병원·대구의료원 등이 음압병실을 갖추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39개 병실, 383개 병상으로 가장 많다. 경기 143개 병상을 제외하면 △부산(90개 병상) △경남(71개 병상) △대구·인천(각각 54개 병상) 등은 100개 병상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에서는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1339 콜센터에 먼저 문의하거나 일반 병원보다는 선별진료소를 우선 방문하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환자들이 증상이 경미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자각이 없거나 31번 확진자처럼 교통사고와 같은 다른 사유로 일반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또 의심증상이 뚜렷하더라도 안내를 따르지 않는 경우를 일일이 통제하기는 어렵다. 주요 거점의 응급의료 시설들이 폐쇄를 겪고, 의료진 자체가 격리 조치에 들어가면서 의료 서비스 자체를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으로 감염원 추정이 어려운 환자들이 계속 등장할 텐데 그 전에 빨리 개원의 등 1차 의료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지침을 만들고 정보 공유 등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홍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책임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환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문에 “추가 병상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해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