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다툼 2라운드 돌입
한유총 “사실상 법인 무력화”

서울시교육청이 한국사립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법인 유지에 손을 들어준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유치원 3법’ 도입에 반발해 집단 개원 연기 투쟁을 벌였던 한유총과 ‘설립허가 취소’로 대응한 교육청 간 법적 다툼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17일 교육청은 한유총에 대한 법인설립허가 취소처분은 위법이라는 1심 판결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과 함께 입장문을 내고 “한유총은 유아와 학부모를 볼모로 수년간 되풀이한 위법한 집단행동을 합법적이고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한유총의 설립 취소로 인해 침해되는 법익은 유아의 학습권, 학부모의 자녀교육권, 교육의 공공성, 공공질서 등의 공익을 넘지 못한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한유총의 집단 휴원 예고로 적지 않은 국가 재정적·행정적 손실이 발생했다”며 “학부모들은 급작스럽게 자녀를 위탁할 곳을 찾아야 했고, 학부모와 유치원생들은 불안에 떨고 심리적으로 고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1월 3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성용)는 “한유총의 개원연기가 적법한 행위는 아니지만, 설립을 취소할 정도로 공익을 침해한 행위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판결한 바 있다.

국내 사립유치원 최대 이익단체였던 한유총은 한때 회원 수가 3000명에 달했지만, 지난해 3월 집단 개원 연기와 설립허가 취소를 겪으면서 급격히 위축됐다. 교육당국의 ‘정책 파트너’로서의 지위도 잃은 상태다. 특히 교육부는 온건파로 분류된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와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전사련) 등과 유아정책을 논의해오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한유총의 설립허가 취소의 정당성을 끝까지 밝힐 것”이라며 “패소하더라도 이미 동력을 잃은 한유총이 이전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유총 관계자는 “(교육청의 항소는) 유감이다”며 “수년간 재판을 끌면 사실상 법인은 무력화된다”며 반발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