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대 선 빈드먼 중령 축출후
“추가 징계 군에 달렸다” 위협

공화당의 초기 대선 경선에서 연이어 압승하고, 의회 탄핵 재판의 족쇄까지 풀리면서 기세가 높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관료들을 겨냥한 정치적 보복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관해 증언한 정부 내 탄핵 재판 조력자에게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자신이 ‘딥스테이트(정부를 위협하는 기득권 세력)’라고 부르는 이들을 겨냥한 보복이 본격적인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1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과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축출해 국방부로 돌려보내는 것은 물론, 추가적인 조치도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빈드먼 중령이 의회의 탄핵 재판에 증언한 것 때문에 징계 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 “그것은 군에 달려있다”면서도 위협적인 어조로 “당신이 향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본다면, 그들이 분명히 내가 생각하는 걸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드먼 중령은 지난해 하원의 탄핵 조사 청문회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 간 통화 내용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이뿐만 아니라 국방부의 한 고위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원조 지연과 관련해 의구심을 표했다가 부처 고위직에서 임명 철회될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로저 스톤의 재판에 관여한 검사도 재무부 고위직에 지명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자신의 ‘비선 참모’로 활동했던 스톤에 대해 검찰이 7~9년을 구형하자 11일 오전 트위트를 통해 “매우 끔찍하고 불공정하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해 사법부에 대한 정치적 개입 시도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NYT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딥스테이트’라고 부르는 이들 간의 전쟁이 새롭고 보다 불안정한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종횡무진 횡보에 대한 의회의 견제 시도도 뒤따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수행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하원으로부터 넘겨받은 상원은 이를 채택할지를 놓고 표결에 나서기로 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