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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권상(1928∼1971)

아버지, 벌써 돌아가신 지 4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리운 그 이름을 불러봅니다. 제가 고등학생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아버지께서 그간 주셨던 정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고 있습니다.

43세의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어린 자식 4명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는 참으로 성실한 분이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젊어서 만주에서 고생하다 해방 후 고향인 전북 군산으로 내려오셨죠. 7남매의 장남인 아버지는 당대 최고의 직장이었던 한국전력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어린 자식들과 동생들 뒷바라지에 힘쓰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그렇게 고생하며 키운 동생 3명이 서울대에 들어갔다며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하셨습니다. 자식들도 서울대에 들어가길 바라셨지만 그 소원을 들어 드리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식들 모두 남에게 부끄럽지 않게 잘살고 있으니 하늘에서 아무 걱정 마시고, 편히 주무시길 바랍니다. 최근에 설날을 맞아 아버지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건강한 자식들과 손자들, 그리고 이제 증손주까지 어느덧 대가족이 됐습니다. 산소를 찾을 때마다 아버지의 생전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립니다.

회사에서 퇴근해 동료와 막걸리를 드신 뒤 자정 2∼3분 전에 자전거를 끌고 귀가하시던 그 모습이 생생합니다. 반세기가 지난 요즘 아버지의 정이 더욱 그립습니다. 사랑하고 늘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아들 송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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