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보고서

“수익강화·리스크 선제대응”

국내 시중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가운데 초저금리·초고령화를 먼저 겪은 일본 은행들의 영업 이익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은행들 역시 앞으로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수익이 감소하는 등 장기적으로 일본과 비슷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어 수익력 강화와 비용 절감, 경영관리 고도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0일 ‘일본 은행업계의 수수료 체계 개편 논의’ 보고서를 통해 일본 은행들의 지난 2018 회계연도 영업이익이 3조2000억 엔(34조7894억 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었던 2005년(6조4000억 엔)의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앙은행의 초저금리 정책 장기화에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금리 정책이 정상화되더라도 한정된 자금 수요를 둘러싼 금융기관 간의 금리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가 저조해진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은행들은 수익력 강화, 비용 절감, 경영관리 고도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수익률을 늘리기 위해 대출이나 유가증권 운영 등 자금 운용 비즈니스를 늘리고 결제 서비스나 금융 상품 판매, 투자은행(IB)업무를 늘려 수수료 수익을 늘려가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조사 결과, 2017 회계연도 수수료 인상 및 신설 금융회사는 총 111개로 전년(80개) 대비 38.8% 증가했다. 총 50개 금융회사가 입금·송금 수수료를 인상하거나 신설한 것을 비롯해 발급 수수료 (48개), 환전 관련 수수료(47개), 대출상환 수수료(24개), 부동산담보업무 관련 수수료(22개) 등 수수료 항목이 전반적으로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 고령화 가속화로 국내 은행들의 영업 환경도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경영 효율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