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작품 전반에 관심 높아져”
“관객들 기꺼이 지갑 열 것”
9일 아카데미 시상식 앞두고
해외 영화계도 수상 기대감
CJ, 국제 시사회·파티개최 등
과감투자로 글로벌화 밑거름
이재현 회장, 든든한 지원군
“한국에서 나오는 위대한 작품들에 많은 관객이 환호하며 기꺼이 지갑을 열 시간이 됐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으로 큰 성공을 거둔 미국 영화제작사 SK글로벌엔터테인먼트 존 페노티 대표는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상 6개 부문(작품·감독·각본·국제장편영화·편집·미술) 최종후보에 오른 효과를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전 세계 관객, 평론가와 아카데미 회원들의 상상력을 완벽하게 사로잡았다”며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영국 영화평론가 이안 에이든 스미스 커존매거진 편집장도 “‘기생충’의 성공으로 한국영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생충’은 한국에서 흥미진진한 영화제작에 대한 수요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한국영화에 흥미를 느낀 관객들은 여러 한국영화를 찾아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생충’의 성공으로 한국영화산업의 역동성에 대한 해외 영화계의 관심도 높아졌다. K-무비의 글로벌 위상 강화에는 재능있는 영화인들의 끊임없는 도전과 함께 CJ 등 대기업의 투자를 통한 산업화, 글로벌화 노력도 한몫했다. 지난 1995년 신생 할리우드 스튜디오 드림웍스에 투자하면서 영화사업에 뛰어든 CJ는 자본력을 활용해 대형 프로젝트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왔다. 또 최고경영진의 지원 아래 한국영화 글로벌 진출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CJ ENM은 국내 영화투자배급사 중 유일하게 해외직배 사업을 통해 한국영화를 해외에 소개하고 있으며 세계 영화시장의 본거지인 할리우드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 ENM은 또 봉 감독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왔다. ‘살인의 추억’ ‘마더’ ‘설국열차’ ‘기생충’ 등 4편의 봉 감독 작품을 함께 만들며 이번 아카데미상 최종후보 선정에 바탕을 마련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기생충’의 한 장면.
‘기생충’ 투자배급사인 CJ ENM은 지난해 8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기생충’을 아카데미 출품작으로 선정한 후 해외배급팀을 중심으로 ‘아카데미 전담팀’을 꾸렸다. 전 세계를 돌며 오피니언 리더 대상 타깃 시사회를 개최했고, 또 봉 감독과 출연배우, 제작진의 일정을 조율해 다양한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기생충’은 해외 47개 시상식에서 주요부문 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 등 여러 나라를 돌며 AMPAS 회원 대상 시사회를 열었고, 미국 영화계 주요 직능단체 시사회도 진행하며 ‘기생충’을 알렸다. 또 시사회 전후 리셉션, 파티 등을 통해 ‘기생충’에 대한 우호 여론을 조성했다. 봉 감독은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자 CJ ENM 전담팀에 감사를 표하며 “우리팀 경험이 향후 한국영화에 어떤 형태로든 자양분이 되리라 믿고 잘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CJ 최고경영진은 투트랙 지원으로 힘을 실었다.
이재현 CJ 회장은 ‘기생충’을 전 세계에 한국영화의 위상과 가치를 알리고 국격을 높인 작품으로 평가하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회장은 지난 25년간 CJ그룹의 문화사업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통해 K-컬처를 전 세계에 확산시켰다. 그는 평소에도 “좋은 콘텐츠는 세계 어디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며 “독보적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해 전 세계인이 일상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말하며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독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미경 CJ 부회장은 글로벌 문화산업 전문가들과의 폭넓은 네트워크와 문화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 회장의 문화사업 비전을 실행하며 ‘기생충’의 글로벌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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