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업계 대책 마련 부심
일부 국내팬 “공연 연기해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한류 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2월 초부터 국내에서 열리는 유명 아이돌 그룹 콘서트를 보기 위해 중국 팬들이 대거 입국하기 때문이다. 일부 국내 팬들은 각 연예기획사에 “공연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라”고 항의하고 있다.

해외 투어 콘서트나 팬미팅을 앞둔 한류 스타 소속사들도 난감한 입장이다. 한 유명 연예기획사는 “소속 가수뿐만 아니라 공연장에 모이는 팬들의 건강을 생각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신종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공연을 취소한다면 적잖은 위약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예정대로 진행하되 발열 감지기나 손 소독제를 현장에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방송사들도 사태 수습으로 분주하다. KBS는 28일 “이번 주 공개 방송 녹화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상황이 심각해지거나 정부 지침이 있으면 관중 없이 녹화하거나 생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그룹 슈퍼주니어가 컴백쇼 촬영을 관객 없는 비공개로 전환하고, 가수 강성훈·김우석 등은 콘서트와 팬미팅 등을 연기했다.

공연계는 관객 급감 우려 속에 긴급회의를 통해 비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은 공연장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보안요원이 실시간 확인하고 있으며, 손 자동세척분사기·세정제·마스크 등을 주요 장소에 비치했다. 예술의전당도 시설 내 방역을 늘리고 현재 운용하고 있는 13대의 손 소독기 등 이외에 추가로 손 세정제를 비치했다. 예술의전당은 “아직 공연 취소 요청은 없으나, 향후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KBS교향악단은 “시기가 임박한 신년음악회(30∼31일)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사회공헌 차원의 ‘찾아가는 음악회’는 일정을 조정할 예정”이라며 “이미 한 병원의 요청에 따라 공연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장재선 선임기자·안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