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긴급 방역 국내에서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21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공항공사 직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中보건당국 ‘전이’ 공식확인
사망 4명… 219명 확진 비상
국내도 유사증상 3명 추가
WHO는 긴급위원회 소집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우한(武漢) 폐렴’의 사람 간 전염이 확인됐다. 이들 환자를 통해 의료진 15명도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한 폐렴 사망자 수는 4명으로 늘어났다. 2002∼2003년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낳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재발 우려에 대한 공포가 중국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설인 춘제(春節) 대이동이 이미 시작돼 중국 전역으로 전염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2일 긴급위원회를 소집해 국제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중국 국가위생보건위원회의 고위급 전문가 팀장이자 중국공정원 원사인 과학자 중난산(鐘南山)은 지난 20일 밤 중국 CC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이 확실하며, 이는 매우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중국 보건 당국은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만 밝혀 왔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의료진 가운데 1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의료진의 감염 사례가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보다 덜 치명적이긴 하지만 동일한 병원체를 갖고 있다”며 “초기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9일 저녁 고혈압 등을 앓던 89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추가로 숨졌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조사대상 유사 증상 환자(유증상자)’ 3명이 21일 오전 추가로 확인됐다. 춘제를 전후로 감염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어 국내 보건 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이날 우한시를 방문한 뒤 발열 등 증상을 보이는 유증상자가 기존 7명에 이어 3명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기존 7명은 판-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우한 폐렴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격리 조치가 해제됐다.

질본은 추가로 발견된 이들에 대해서도 격리 조치를 취하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실제 감염 여부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한 폐렴의 국내 첫 확진자인 중국인 여성의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최재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