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DJ묘역 참배 안철수(가운데)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분향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현충원-5·18묘지 참배 첫 행보
보수통합 논의에 다시 선 그어
당분간 ‘독자노선’ 걸으며 관망
바른미래서 ‘중도 빅텐트’ 전망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0일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등 정계복귀 이후 첫 공식 행보에 나섰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이합집산보다 방향이 더 중요하다”며 다시 한 번 보수 통합 논의 참여에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독자 노선을 걸으며 정치권의 흐름을 관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중도 빅텐트’를 모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날(19일) 1년 4개월간의 해외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바른미래당 박주선·이동섭·김삼화·김중로·신용현·이태규·최도자 의원 등과 함께 정계 복귀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안 전 의원은 방명록에 “선열들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이(굳건히의 오기) 지켜내고, 미래세대의 밝은 앞날을 열어나가겠습니다”고 적었다. 이어 전직 대통령 묘역을 김대중·김영삼·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순으로 모두 참배했다.

안 전 의원은 이날 보수 통합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거 자체에 대한 깊은 고민이 아직 머릿속에 없다”며 “선거에서 이합집산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 방향이 중요하지 않겠나. 국가는 속도보다 방향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인천공항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도 “1대1 진영대결 구도로 가는 건 오히려 정부·여당이 바라는 길”이라며 “(보수 통합에) 저는 관심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안 전 의원이 “진영 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 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제3지대 독자 세력화’ 의지를 밝힌 만큼 정치권에서는 안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추슬러 세 규합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안 전 의원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의 만남 여부에 대해 “당연히 만나고 상의드릴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전 (국민의당) 대표의 귀국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바른미래당과 한국 정치의 새 길을 여는 데 최선을 다해 여건을 마련하고 힘껏 돕겠다”고 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여전히 퇴진 여부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갈등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손 대표는 ‘안 전 의원이 퇴진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을 요구하면 수용할 거냐’는 질문에 “그런 얘긴 여기서 하기 어렵다. 만나서 이야기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아무것도 되는 게 없는 만큼 빨리 손 대표가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 의원들이 주축인 당권파 의원들은 조만간 별도의 모임을 갖고 손 대표 퇴진 및 안 전 의원 복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안 전 의원은 광주에서 공식 일정을 마치면 전남 여수에 있는 장인 산소에 성묘하고, 자신의 고향이자 본가가 있는 부산으로 넘어가 하루를 묵을 예정이다.

장병철 기자, 광주=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