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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지 반입총량제 시행 불구
소각장 신설 등 약속 안지켜
직매립 생활쓰레기 계속 늘어
반입 금지 현실화땐 대란 우려

수도권매립지에 묻을 수 있는 생활쓰레기 양을 제한하는 ‘반입총량제’가 올해부터 시행되지만,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여전히 쓰레기 감량에 손을 놓고 있다. 매립되는 쓰레기를 소각해 ‘직매립’을 제로화 하겠다고까지 공언한 지자체 역시 정작 소각에 필요한 시설은 단 한 곳도 늘리지 않아 오히려 매립지로 반입되는 소각재는 줄고, 직매립하는 생활쓰레기 양만 늘었다.

17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도권 3개 시·도에서 매립지에 반입한 생활쓰레기 양은 2015년 46만5061t에서 2019년 78만6119t으로 32만1058t(69%)이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생활쓰레기를 태운 소각재는 15만6627t에서 7만1969t으로 8만4658t(54%)이나 감소했다. 이 때문에 SL공사는 매립지에 직매립하는 생활쓰레기 양을 2018년 반입량 기준 10% 감축한 반입총량제를 올해부터 실시한다. SL공사가 정한 기준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해 반입한 생활쓰레기를 34만6429t보다 7만831t 감축한 27만5598t만 반입할 수 있다. 총량 기준을 초과할 경우 매립지 반입 수수료를 두 배 이상 내야 하고 최장 5일간 생활쓰레기 반입이 금지된다.

환경부도 2025년부터는 생활쓰레기를 직매립하지 못하도록 하는 ‘자원순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난해 각 지자체에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이보다 앞서 서울시와 인천시는 2018년 소각장 증설과 시설 현대화를 통해 직매립을 제로화 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수도권에서 신설된 소각시설은 경기 하남 신도시에 들어선 유니온파크(일일 처리용량 48t)가 유일하다. 하루 2775t의 생활쓰레기가 발생하는 인천시의 경우 처리용량 500t 규모의 광역소각장 2곳을 가동하고 있지만 이미 한 곳은 내구연한 15년을 초과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울시도 4곳의 광역소각장을 운영하지만, 하루 8432t의 발생 쓰레기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소각장 증설과 현대화는 주민 반대로 답보상태다.

인천시 관계자는 “생활쓰레기를 소각할 경우 매립 양을 5분의 1로 줄일 수 있고 직매립에 따른 환경피해도 그만큼 줄어들지만, 주민 반대가 심해 소각장 증설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반입총량제 시행으로 반입 수수료가 증가할 것을 고려해 각 자치구가 조례로 정한 쓰레기봉투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