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분야

“협치 상징인사에 입각제안도
역대 대통령 중 野 접촉 최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음 총선(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이 지나면 야당 인사 가운데에서도 내각에 함께할 만한 분이 있다면 함께하려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임기 후반기 협치 내각 구성 의지를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다만 협치 내각 구성에 대해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세균 신임 국무총리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밝힌 협치 내각 구상을 수용할 뜻이 있는지 질문을 받고 “내각제에서의 연정과 다르기 때문에 정당별로 (장관 자리를) 일률적으로 배정하는 것은 어렵다”며 “그러나 전체 국정 철학을 함께 공감하지 않더라도 해당 부처 정책 목표에 대해 공감한다면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협치를 위해 임기 내내 노력해 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통합과 협치의 상징이 될 만한 분에 대한 (입각) 제안도 있었다”고 말했고,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야당 대표, 원내대표를 많이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자신의 노력에도 야당의 호응이 없었다면서 다음 총선을 통한 정치 문화의 변화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입각 제안을 받은 야당 인사) 모두가 협치나 통합 정치라는 주제에 대해선 공감했다. 그러나 아무도 수락하지 않았다”며 “지금 정치 문화 속에선 우리 정부 내각에 합류하면 자신이 속한 정치 집단 속에서 배신자처럼 평가받는 것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야당 인사 입각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곧바로 ‘야당 파괴 분열 공작’으로 공격받는 게 정치 문화의 현실”이라며 “다음 총선을 통해 정치 문화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이 앞장서서 분열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건 정말 옳지 못하다”며 정치권에 대한 비판적 생각을 또 한 번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개헌이 무산된 게 아쉽다”면서도 “개헌이 필요하다면 그 추진 동력을 되살리는 것은 이제 국회의 몫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이날 문 대통령의 회견에 대해 혹평을 내놨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전체적으로 수박 겉핥기 식으로 철저히 대통령 관점에서 국정 홍보 답변들만 내놨다”고 말했다. 강신업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인식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윤명진·장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