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골든글로브 수상 이후
줄었던 상영관 다시 늘어나
박스오피스 누적매출 293억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오는 2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되며 흥행 ‘역주행’이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미국 LA와 뉴욕 3개 상영관에서 개봉된 ‘기생충’은 최고 620개관까지 확대됐다. 이후 상영관이 점차 줄어 지난해 말 기준 155개관이었으나, 지난 6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다시금 상영관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한 관객들의 “극장에서 보고 싶다”는 요청이 늘면서 수상 직후 222개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 주말에는 345개로 증가했다.

누적 매출 역시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기생충’은 북미 지역에서 개봉된 지 이미 95일이 됐지만 줄곧 톱20을 유지하며 흥행세를 이어왔다. 12일(현지시간) 기준 북미 박스오피스 누적 매출은 2536만8736달러(한화 약 293억 원)다. 이는 역대 북미에서 소개된 한국영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또한 현지 개봉된 역대 외국어 영화를 통틀어도 7위에 해당된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는 소식은 미국 현지 언론들도 대서특필하며 향후 개봉관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버라이어티는 “봉준호의 ‘기생충’이 오스카에서 역사를 만들었다”고 썼다. 게다가 실제 수상으로 이어진다면 ‘기생충’에 대한 현지 언론과 여론의 관심을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또한 ‘반지하’라는 독특한 한국의 주거 문화를 바탕으로 계층 간의 다툼과 반목을 그린 ‘기생충’의 인기와 더불어 향후 한국이라는 나라의 지역적 특징을 다룬 콘텐츠와 스토리텔링 역시 재조명될 것으로 관측된다. CNN은 “봉 감독이 엄청난 한해를 보냈다”며 “‘기생충’은 스위스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잘 짜인 이야기로, 계급적 트라우마 속에서 유머를 끄집어낸다” 라 평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