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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 “억지 기사 줄것” 환영
일각선 “악플 풍선효과 우려”
네이버는 “실검 보완해 유지”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다” vs “반쪽짜리 성과다”

카카오가 지난 10월 포털사이트 다음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폐지한 데 이어 내년 2월부터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실검)를 없애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방송가의 반응은 엇갈린다. 얼마 전 가수 설리(사진)와 구하라가 잇따라 세상을 떠난 후 악플 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상황 속에서 카카오의 결정을 반기지만 또 다른 포털사이트인 네이버는 이를 유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풍선효과처럼 네이버의 댓글 및 실검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적잖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카카오톡 ‘#탭’에서 제공하던 인물 관련 검색어 기능을 없애고, 검색어를 자동으로 완성하던 추천 서비스인 서제스트 역시 개편했다고 밝혔다. 다음의 실검 서비스는 내년 2월 폐지한다. 이에 대해 중견 가요기획사 A 대표는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실시간 검색어는 괜한 논란을 부추기는 대표적 사례였다. 일부 팬덤이 특정 키워드를 반복적으로 검색해 ‘실검 띄우기’를 하는 등 역기능이 적지 않았는데, 실검 서비스가 없어지는 것만으로도 이를 바탕으로 해 억지 기사를 양산하며 논란을 부추기던 언론의 행태 역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네이버가 연예뉴스 댓글뿐 아니라 실검 서비스의 부작용을 줄이며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만의 노력만으로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업계 반응도 만만치 않다. 악플러들의 활동이 네이버에서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고, 네이버 이용자들이 스스로 옵션을 선택하는 ‘나만의 검색어 순위’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연예뉴스 독자를 대상으로 한 매체들의 어뷰징 폐해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류스타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B사 매니지먼트 이사는 “심리적 타격을 줄이기 위해 소속 연예인들에게 ‘댓글을 보지 말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댓글이 곧 대중의 평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 이를 일일이 찾아서 읽는다”며 “결국 다음이 아닌 네이버에서 댓글과 실검을 보는 쏠림현상이 심해질 뿐 근본적 대책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젊은 스타들의 극단적 선택의 책임을 포털사이트의 폐해로 돌리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10∼30대들은 포털사이트가 아닌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스타와 관련된 콘텐츠를 소비하고 댓글을 단다. 이런 SNS의 기능은 고스란히 유지되는데, 포털사이트의 변화 만을 촉구하는 것은 지엽적 대책이라는 의미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네티즌이 댓글란과 실검 서비스가 사라진 것을 보며 경각심을 갖고 주의를 환기되는 효과가 있겠지만 더 큰 시장점유율을 가진 네이버가 이 서비스를 유지하기 때문에 궁극적 대책은 되지 못할 것”이라며 “댓글의 경우 여론 형성, 의사 교환의 기능도 있는데 무작정 없애는 것이 과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여부는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