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KDI 압수수색한 檢
지휘라인까지 조사할 가능성

검찰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추진하던 산재모(母)병원을 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서 탈락시킨 것과 관련, 예타를 담당한 기획재정부 타당성 심사과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을 20일 동시에 압수수색하면서 향후 기재부와 KDI 실무자들뿐만 아니라 ‘지휘 라인’에 있었던 전·현직 경제부총리 등까지 수사 선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재부는 지난해 5월 김 전 시장이 추진하던 산재모병원에 대한 예타 탈락 사실을 울산시와 관계 부처에 최종 통보했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 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이 당선된 뒤인 올해 1월 29일 기재부는 ‘관계부처 합동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라는 자료를 통해 명칭은 다르지만 사업 내용이 비슷한, 송 시장이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을 예타 면제 사업으로 확정했다. 내용이 거의 비슷한 사업이 지난해 5월에는 예타에서 최종 탈락했는데, 올해 1월에는 예타 면제 사업에 선정돼 화려하게 부활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재부 자료에 따르면 “울산 산재전문 공공병원(0.2조 원), 중증 산재환자 전문 치료 및 직업병 분야 연구·개발(R&D) 기능이 갖춰진 지방거점 공공의료 인프라 구축, 사업 내용: 300병상, 16개 진료과·연구소, 사업 효과: 양질의 재활 의료서비스 제공 및 지역거점 의료기관 역할 수행”이라고 명시돼 있다.

기재부 관계자도 “(김 전 시장이 추진했던) 산재모병원이나 (송 시장이 추진하는) 산재전문 공공병원’이나 사업 내용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 관가(官街)에서는 “검찰 수사가 확대될 경우, 지난해 5월 산재모병원이 예타에서 탈락한 시점과 올해 1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발표하던 시점에 기재부 지휘 선상에 있었던 국·과장,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등이 모두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