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리 잡으면 최대 50만원
ASF 발생 前보다 3배 포획
강원, 2700만원 받은 엽사도
“마구잡이 포획우려” 지적일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옮기는 주범으로 지목되는 야생멧돼지 포획 포상금으로 엽사 한 명에게 수천만 원이 지급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을 합친 포상금이 1마리당 최대 50만 원에 이르면서 엽사들 사이에서는 야생멧돼지 포획으로 처음으로 1억 원이 넘는 포상금 수령자 탄생이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20일 환경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기존 지자체의 5만∼10만 원에 ASF 발생 이후 정부 20만 원, 각종 단체의 지원금 등으로 야생멧돼지 1마리를 잡으면 최소 25만 원에서 최대 5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또 야생멧돼지는 제한 없이 포획할 수 있다.

강원도의 한 엽사는 이날 현재 100마리를 포획해 정부와 지자체(7만 원) 포상금을 합쳐 2700만 원을 받게 됐다. 강원 고성군 관계자는 “평소 유해조수방지단을 통해 하루 2마리만 포획하도록 제한했으나 ASF 발생 이후 풀리면서 예전 연간 평균 300∼400마리에서 최근에는 두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3배 정도인 1000여 마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에서도 엽사 1명이 100마리를 포획해 정부 포상금으로만 2000만 원을 받는다. 안동에서는 28명의 엽사가 활동했으나 ASF 발생 이후 50명으로 늘었다. 의성군의 한 엽사는 “포상금이 늘면서 하루에 5∼6마리를 잡는 등 싹쓸이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충남에서는 야생멧돼지 한 마리를 포획하면 정부 포상금에 15개 시·군별로 10만∼20만 원, 충남한돈협회 10만 원 등 최대 50만 원이 지급되면서 한 엽사는 50여 마리를 포획해 2500만 원 이상을 받는다.

환경부는 지난 10월 15일부터 ASF 차단을 위해 야생멧돼지 집중 포획에 나서면서 지난 10일까지 전국적으로 3만5541마리를 잡았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초부터 10월 14일까지 포획한 5만1462마리의 69%에 해당한다. 올해 총 포획 야생멧돼지는 8만7003마리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야생멧돼지는 33만 마리로 환경부는 추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체코에서는 ASF 바이러스가 228일 동안 존속한 적이 있다”며 “국내에서도 바이러스가 없어질 때까지 퇴치에 최대한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야생동물관리협회 관계자는 “야생멧돼지 ASF 발생 차단을 위해 정부가 예산을 들여 포획하면서 여러 명이 억대 포상금을 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돈다”면서 “하지만 마구잡이 포획에 대해서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현재 경기 연천에서 15번째로 발생한 것을 비롯, 야생멧돼지 ASF 바이러스는 경기·강원을 중심으로 총 48건 검출됐다.

안동 = 박천학 기자, 전국종합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