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으로 그룹 비약적 성장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1970년 LG그룹의 전신인 럭키금성그룹 2대 회장으로 취임해 25년간 1150배 수준으로 성장을 일궈냈다. ‘기술’을 최우선 경영 가치로 내세운 결실로, 가전과 화학 분야에서 지금의 ‘글로벌 LG’를 만든 주인공이다.

16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명예회장 재임 기간 매출액이 260억 원에서 30조 원대로, 임직원 수도 2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증가하는 등 비약적으로 그룹을 키웠다. 구 명예회장은 주력사업인 화학과 전자 부문을 부품소재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해 원천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를 이뤄내 지금의 LG그룹 토대를 마련했다.

구 명예회장은 부친인 구인회 창업주를 도와 회장 취임 전까지 20년간 공장에서 생산 현장을 지키는 등 45년간 LG그룹 경영에만 전념했다. 재임 25년 동안 ‘연구개발의 해’ ‘기술선진’ ‘연구개발 체제 강화’ ‘선진 수준 기술개발’ 등 표현은 달라도 해마다 빠뜨리지 않고 ‘기술’을 최우선 경영 지표로 내세웠다. ‘강토소국 기술대국’이란 신념 아래 연구·개발(R&D)에 열정을 쏟았던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그는 ‘기술입국(技術立國)’의 일념으로 “국민생활을 윤택하게 할 제품을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 보자”며 최초의 기업 중앙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재임 기간 동안 70여 개 연구소를 설립했다.

LG그룹은 이러한 연구·개발 투자를 바탕으로 구 명예회장 재임 동안 19인치 컬러TV, 공랭식 에어컨, 전자식 비디오카세트녹화기(VCR), 슬림형 냉장고 등 국내 최초 기술과 제품을 잇달아 개발하고 생산시설을 확장하는 등 우리나라 전자 산업 고도화를 이끌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