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한항공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69년 3월 1일 국영 대한항공공사에서 민영 항공사로 탈바꿈한 대한항공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동시에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일조해왔다. 사진은 지난 3월 4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열린 창립 기념식 모습. 대한항공 제공

숫자로 본 대한항공 50년

우리나라 전체인구 13회 탄셈
화물 8t트럭 506만7500대 분
한국 경제성장의 주춧돌 역할

세계적 동맹 ‘스카이팀’창설
국제항공운송협회 총회 개최

민항기 제조·무인기 양산 채비
2023년 총 190대 보유 목표

지난 1972년 4월 19일. 태극 마크가 선명한 B707 대한항공 여객기가 하와이 공항에 바퀴를 내렸다. 공항에는 몇 시간 전부터 태극기를 손에 쥔 채 비행기 도착을 기다리는 한국인 동포 수천 명으로 가득 찼다. 항공기가 활주로에 등장하자 태극기를 흔들고 있던 교민들이 눈물을 쏟으며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국적 항공기가 태평양을 건넌 순간이었다. 대한항공 출범 3년 만이다.

1969년 3월 1일 국영 대한항공공사에서 민영 항공사로 새 출발을 알린 대한항공은 지난 50년간 누구도 가지 못한 길을 개척해왔다. 숱한 역경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도전정신과 쉼없는 전진으로 글로벌 항공사로 우뚝 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말을 맞아 올해 50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의 지난 발자취를 되짚어본다.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견인한 대한항공 = 대한항공은 1969년 당시 적자에 허덕이던 대한항공공사를 인수, 대한항공이라는 민간 항공사로 새 출발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대한항공이 지난 50년간 경제성장의 주춧돌 역할을 해왔다는 것은 몇 가지 숫자로 증명된다. 이 기간에 대한항공이 태워 나른 승객은 7억1499만 명으로,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13번 이상 비행기를 탄 것과 같은 숫자다. 화물은 8t 트럭 506만7500대 분량인 4054만t을 실어 날랐다. 민영 항공사로 출범하던 1969년 3월 당시 제트기 한 대와 프로펠러기 7대 등 총 8대를 보유, 아시아 11개 항공사 중 11위로 출범한 대한항공은 현재 B777 44대, B787-9 10대, B747-8i 10대, A380 10대 등 총 169대를 보유한 글로벌 항공사로 발돋움했다.

2010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지원하는 동시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대회의 성공 개최를 이끌었다. 2000년대 들어선 세계적인 항공동맹체 ‘스카이팀’을 창설해 선진 항공사들과 대등한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해에는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협력으로 미래 시장을 개척하는 등 대한민국의 항공 역사를 새롭게 써가고 있다. 올해 6월에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가 대한항공 주관으로 서울에서 열렸다.

◇반세기 역사를 되짚다 = 대한항공은 올해 5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열었다. 특히 지난 10월 2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베트남 호찌민으로 향하는 KE683편을 창립 50주년 기념 항공편으로 정해 행사를 했다. 호찌민은 대한항공 설립 후 우리나라 항공사가 최초로 개설한 국제선 도시로 50년 전 같은 날 취항했다. 이날 기념 비행에서는 전·현직 승무원이 함께한 역대 유니폼 행사가 열려 눈길을 사로잡았다. 총 45명으로 구성된 객실승무원 3개 특별팀이 11종의 유니폼을 입고 기내 근무를 하며 50년 역사와 추억을 돌아봤다.

◇새로운 100년을 향해 도약 = 대한항공은 새로운 100년을 향한 도약을 위해 최근 △전 사업 부문에서의 지속 성장 △재무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및 주주 친화 정책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비전 2023’ 경영 발전 전략을 내놓았다.

전 사업부문에서의 지속 성장을 위해 부문별 맞춤형 전략을 펼친다는 복안이다. 여객 부문에서는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기반으로 미주-아시아 네트워크를 계속 확대하는 동시에 유럽·동남아 등 중장거리 신규 노선을 확대할 방침이다. 화물은 베트남, 인도, 중남미 등 신성장 시장 노선 개발과 함께 의약품, 신선 화물 등 고수익 상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높일 예정이다. 항공우주사업 부문에서는 민항기 제조 부문 신기술 개발 및 무인기 양산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기내식 판매 부문은 고객 소비 패턴 변화에 대응해 수익성을 높이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전략으로 연 매출을 매년 5.1% 성장시켜 2023년 16조 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보유 항공기도 모두 190대로 늘려 명실상부 글로벌 항공사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