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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해안포 사격 실시간 확인
25일 노동신문 보도하자 공개
전통문 대신 약식문서로 항의

北 선원 추방·金 초청 친서 등
北 관련 사안 비밀리에 처리해

군 당국이 지난 23일 북한의 해안포 사격을 실시간 확인하고도 이틀이 지난 25일 북측이 노동신문을 통해 관련 사실을 보도한 뒤 이를 뒤늦게 공개한 것을 놓고 은폐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북한 선원 2명 강제 추방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초청 친서 전달을 밝히지 않았던 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한 북한의 도발마저 축소·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군은 26일 북한에 공식 문서인 전통문 대신 약식 문서를 통해 군사합의 위반에 대해 항의했다고 밝혀 ‘대북 저자세’ 논란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이어 포 사격까지 실시하는 등 잇달아 도발하면서 남북 군사합의를 파기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우리 군은 23일 오전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한 쪽에서 수발의 포사격 발사음을 포착했다”며 “2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황해남도 창린도 방어부대 방문 및 해안포 사격 지시를 보도한 것을 계기로 북한 포사격 실태를 분석하고 재평가 작업을 벌여 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전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북측에 항의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은 군사합의를 무력화할 생각으로 해안포를 발사한 것인데 군에선 남북 관계를 고려해 공개하기를 꺼린 것으로 보인다”고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9·19 남북 군사합의 당시 유엔군사령관으로 근무했던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날 미국의소리(VO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최근 해안포 사격은 합의 위반이 명백히 인정된 첫 사례”라며 “중단했던 한·미 연합훈련의 조속한 재개 당위성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정철순·정충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