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로 지정된 서울 봉천동의 인헌고등학교 ‘정치 교사’ 전원에게 서울시교육청이 면죄부를 줬다. 지난 10월 22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진행된 인헌고 학생 전체와 교사들에 대한 ‘특별 장학’의 결과를 21일 발표한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 시각에서 교사들의 일부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지만, 지속·반복·강압적으로 이뤄진 특정 정치사상 주입이나 ‘정치 편향 교육 활동’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징계로 이어질 수 있는 특별 감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의 설문조사로도, 좌파 성향 법외 노조인 전교조의 수석 부위원장 출신 교사가 “너 일베냐” 하고 핀잔주는 말을 들은 학생이 28명이다. 또 다른 교사의 “조국 뉴스는 가짜” 발언을 들은 학생도 29명이다. 그런데도 교육청이 “수업 진행상 불가피하게 우발적으로, 지도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궤변으로 ‘정치 교사’를 편든 배경은 달리 있기 어렵다. 전교조 비위 맞추기에 급급해 온 조희연 교육감의 반(反)교육 차원을 넘은 반이성(反理性)이다.

그렇잖다면 조 교육감이 별도 입장문을 통해 ‘학생들도 성찰해야 할 부분이 있다. 검토되지 못한 섣부른 신념화는 독선으로 흘러 자신과 사회에 매우 위험할 수 있음을 꼭 유념해 달라’ 운운하며, 되레 피해 학생들을 나무라진 않았을 것이다. 오죽하면 학생들이 “참담하다”며 “조 교육감도 정치사상 주입의 공범”이라고 지목하겠는가. 한국교총이 국회 국정조사를 촉구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조 교육감은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학생과 교육을 더는 망치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