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3일째…평행선
총선앞 요구 수용 우려도

“서울역에서 청량리역으로 인력재배치조차 못하도록 해놓고 터무니없이 인력증원을 해달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

22일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인력 4600여 명 증원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 중인 철도노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공공기관에서는 업무에 따라 타 지역으로의 근무지 변경, 전근이 가능한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같은 서울 시내에서 인력 이동도 불가능하다”며 “어떤 역사(驛舍)에서는 인력이 부족한 반면, 다른 곳에서는 인력이 넘쳐나는 상황도 발생한다”고 전했다. 정부는 최소한의 인력재배치를 거부하고, 자구노력조차 없는 상태에서 노조의 요구를 받아줄 순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설비·정비 등 안전 관련 업무자의 증원 등에 대해서는 검토를 해보겠지만, 지금으로선 코레일 사측이 말한 1860명 증원도 그 근거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원칙론에 대해 철도노조와 노동계는 정부의 개입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날도 민주노총을 비롯한 친(親)노동계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철도파업지지 집회를 개최, 철도파업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노동계를 달래는 차원에서 여당이 개입해 노조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코레일에 따르면 파업 3일 차인 이날 KTX는 평시 대비 68.9%, 일반 열차는 새마을호 58.3%, 무궁화호 62.5% 수준으로 운행된다. 화물열차 운행률은 평시의 28.6%로 떨어져 수출입업체 물류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전날 기준 파업참가자는 7248명, 파업 참가율은 28.9%로 집계됐다. 코레일 측은 이번 파업으로 인해 하루 20억 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