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진술거부권 행사해
차명 주식거래 인지여부 조사

檢, ‘장관’대신 ‘교수님’ 호칭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일주일 만에 다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21일 오전 조 전 장관을 재소환해 변호인 입회하에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의자인 조 전 장관을 ‘장관님’이 아닌 ‘교수님’으로 부르며 조사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중앙지검 검찰청사에 비공개 방식으로 출두했다. 조 전 장관이 첫 소환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진술거부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 역시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상대로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구속 기소)의 차명 주식거래를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계좌에서 나온 돈이 정 교수의 차명 주식거래에 쓰인 점에 주목,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의 차명거래 내용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은 정 교수가 2000년대 초반부터 직접 작성해온 컴퓨터 파일 형식의 주식 투자 리스트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 딸이 받았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의 성격을 두고도 뇌물죄 적용 가능성이 남아 있다. 딸 조모 씨는 2015년 입학해 유급에도 불구하고 6학기 동안 연속 200만 원씩 총 1200만 원의 장학금을 노환중 당시 부산대 교수로부터 받았다. 노 교수는 올 6월 부산의료원장으로 선임됐다.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구속기소·전 웅동학원 사무국장) 씨가 주도했던 웅동학원 허위소송 및 자금 횡령 관여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지난 14일 이뤄진 첫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진술을 거부할 것으로 보고 이를 감안해 남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수사팀 안팎에서도 조 전 장관 측이 검찰 조사가 아닌 재판에서 혐의를 다투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 조사에서 유의미한 진술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4일 첫 소환 조사에서도 모든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고 조서열람을 마친 뒤 8시간 만에 돌아갔다.

조 전 장관의 계속된 진술거부권 행사에 따라 조사가 예정보다 일찍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검찰은 이날 피의자 신문을 마친 뒤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오늘 소환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앞으로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전날 검찰이 정 교수에 대해 청구한 추징보전을 받아들였다. 추징보전 대상은 정 교수가 소유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상가다.

지난 8월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 과정에서 공개된 재산 내역에 따르면 이 상가의 가액은 7억9000여만 원이다. 앞서 검찰은 정 교수가 상장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해 1억6400만 원의 불법 수익을 올렸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하면서 같은 액수에 대한 추징보전도 청구했다.

이희권·정유진·최지영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