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보고서
“IS, 터키침략·미군철수 활용
전세계에 자원 재구성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명령이 이슬람국가(IS)에 스스로 재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미 국방부 보고서가 나왔다.

1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 감찰관실은 116페이지짜리 보고서에서 “IS는 터키 침략과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미군 철수를 활용해 단기적으로는 시리아,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능력과 자원을 재구성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미군의 철수와 재배치가 IS와의 전쟁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IS 수괴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망에도 불구하고 “IS가 군사작전을 펼치고 현재의 경로와 응집력을 유지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보고서는 미군 철수 후 이 지역에 주둔 중인 시리아와 러시아군이 IS 격퇴를 우선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뒤 “미국의 반테러 압력이 없다면 IS는 서방을 겨냥하고 전 세계에 분포해 있는 자신들의 네트워크와 지부를 지원할 ‘시공간적 여유’를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IS가 시리아 지역에서 미국에 대응하던 인력을 전환 배치해 다른 국가에 대한 테러 능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미국이 시리아 다른 지역에서 ‘반(反)IS’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CNN은 이와 관련, “국방부가 시리아 북동부 일부 지역에 IS에 대응할 수 있는 작은 기지를 유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렌 피네 미 국방부 감찰관은 당초 이 보고서를 지난 9월 30일에 발표하기로 했지만, 지난달 미군의 시리아 철군 등 중요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해 발표를 미뤘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이 보고서 내용에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대변인 션 로버트슨 사령관은 “IS 전투기가 여전히 이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압박을 가하지 않는 한 IS는 언제든지 재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보고서가 “(IS 재집결에 대한) 우리의 가장 큰 우려들 대부분을 확인해준다”고 주장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