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심각 황교안(앞줄 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며 나경원(〃왼쪽) 원내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김선규 기자

- 한국당 ‘김세연 후폭풍’

현역용퇴·해체수준 쇄신 아니면
한국당 총선승리는 ‘난망’ 지적

김용태 “강세지역 세대교체 기반
명실상부한 새 집 세워야” 주장

4선이상 14명 ‘쇄신’ 공감하지만
내년 총선 출마의사는 접지않아

40대 3선 의원으로, 보수 진영 차세대 주자로 꼽혀온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 선언으로 인적 쇄신론의 불씨를 이어갔음에도, 황교안 한국당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쇄신 대상으로 거론되는 다선·중진 의원들이 제대로 된 응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대표는 18일 “이번 총선에서도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저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화답했으나, 당 지도부를 포함한 불출마 선언과 당 해체 수준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김 의원의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여전히 위기의식이 부족하다”며 “당 지도부부터 기득권 포기와 뼈를 깎는 수준의 쇄신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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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인적 쇄신이 이뤄져야 제대로 된 보수 통합이 이뤄지는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으니 (김세연 의원이) 자기 몸을 던진 것 아니겠느냐”며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단순 결합한 또 하나의 한국당이 아니라, 강세 지역에서 완전히 세대교체를 하고 여성 등 새 인재로 채우는 모습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가 강세 지역에 새로운 인물을 대거 전략 공천하는 수준의 결단을 보이고, 이를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새 집’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17일 김세연 의원이 요구한 대로 ‘현역 의원 전원 용퇴와 당 해체’ 수준의 쇄신이 아니라면 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란 난망하다는 비판은 당 밖에서도 계속됐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친박(친박근혜), 원박(원조 박근혜) 등으로 불리던 사람들이 나가며 물꼬를 터줘야 보수의 틀이 다시 세워질 것”이라며 “그들이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지도부 임기가 끝나기 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해야 의미가 있지, 그게 아니라면 새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금과 같은 상태로 한국당이 내년 총선 국면에 본격 들어서면 패배가 뻔하니 그 전에 분골쇄신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화일보가 인적 쇄신의 대상으로 집중 거론되고 있는 4선 이상의 한국당 의원 14명을 상대로 차기 총선 불출마를 비롯한 용퇴 등에 대한 입장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들은 당 쇄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총선 출마 의사는 접지 않으려는 것으로 파악됐다.

4선 이상의 한국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차기 총선 불출마 등 용퇴 입장에 대해 물은 결과 A 의원은 “내가 불출마하면 우리 지역은 바로 더불어민주당에 넘어간다”며 출마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B 의원 역시 “책임감도 중요하다”며 “내가 불출마하면 누가 (내 지역의) 민주당 후보를 상대하느냐도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상황 전개를 지켜보겠다는 의원들도 있었다. C 의원은 “공천심사위원장을 시켜준다면 불출마하겠다”며 조건을 내걸었다. D 의원은 “(중진 의원들은) 곧 크고 작은 일에 대해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내가 희생해서 당과 나라가 산다면 그럴(불출마)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E 의원은 불출마 입장 변화를 묻는 질문에 “사람 가려서 질문하라”며 불편한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유진·김현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