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반발하는 北유엔대사 김성(왼쪽)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가 1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에서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정치적으로 조작된 거짓 주장”이라며 반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北인권결의 공동제안 불참

유엔 “인권유린 중단” 결의 속
文정부, 北인권 철저히 모르쇠

“한국계미국인 北여행제한 완화”
김연철 통일부 장관 제안 논란

지난 2008년 이래 매년 유엔총회의 북한인권결의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온 우리 정부가 올해 처음으로 불참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선(先)남북관계, 후(後)북한인권’ 기조에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관계를 고려한다 해도, 미국·일본·영국 등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61개국이 참여한 공동제안국에 불참한 것은 도를 넘는 북한 인권 경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이번 결정은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목소리에서 ‘일탈’했다는 점에서 향후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의안이 북한의 반대를 제외하고는 컨센서스(만장일치)로 채택됐다는 게 이 같은 국제사회의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 및 우려를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의 코트니 넴로프 경제사회이사회 부대표는 14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제3위원회 회의에서 “인권 침해와 유린은 반드시 중단돼야 하고, 인권 유린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결의 작성을 주도한 유럽연합(EU) 측도 “지난 1년 동안 북한의 인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오히려 대북 관광 재개를 제안하는 등 국제사회와 정반대로 나아가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4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계 미국인의 북한 여행 제한 완화’를 제안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2017년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직후 사망한 오토 웜비어 사건에도 불구, 북한의 책임 인정이나 재발방지 약속이 없는데도 미국에 북한여행 제한 완화를 요청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웜비어 사망 사건 직후인 2017년 9월부터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북한 바라기’에 대한 비판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이번 결정은 북한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함이 명백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반인권적 탄압은 하루아침에 한국을 대민 인권 후진국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면서 “국정조사는 이제 필요 수준을 넘어 반드시 관철해야 하는 것으로, 오늘 여당과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