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檢 개혁” 지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김오수(오른쪽 세 번째) 법무부 차관으로부터 ‘검찰개혁 추진 경과 및 향후 계획’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개혁을 진행해 주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청와대 제공

- ‘청와대 회동’ 이후

靑 3실장·文대통령 발언 보면
기존 정책기조 유지 의지 분명

정책 변화·인적 쇄신 없이는
국정 지지율 반등 어려울 것

노실장, 사면논의 열어놓은건
‘총선에 영향 주려는것’분석도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 전후에 국정 운영 기조나 방식에 대해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 선거 제도 개편, 검찰개혁 법안 통과 등을 놓고 제1야당과 1 대 1 대화 필요성까지 나오고 있지만, 이러한 방식은 채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한 직접 민주주의 요소 도입 등 대중주의 강화를 통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결국 국정 기조 변화와 고강도 인적 쇄신 없이는 우하향 추세인 국정 운영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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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11일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나 세 실장의 발언 중 상당수는 결국 기존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라며 “사학법 정국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여야 김한길·이재오 원내대표를 불러 성과를 만들어냈듯이 문 대통령도 전날 회동에서 야당의 요구나 주장을 수용하는 통 큰 행보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모친상 조문에 대한 감사 인사를 이유로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 관저로 초청했지만, 내용상 큰 변화의 메시지를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인적 쇄신의 범위도 총선에 출마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로 국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10일)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 총선과 관련해 당에서 요구하고 본인이 동의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놓아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내년 총선이 정권 교체의 완성”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청와대의 인식도 여기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정책 등과 관련해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결국 인물론 등을 통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문 대통령이 목표로 하는 ‘주류 교체’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노 실장이 임기 후반기 사면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을 두고는 전직 대통령 사면 등 보수진영의 분열을 통해 총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편에서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임기 반환점에서 소통 행보를 강화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지금 정치, 경제, 사회, 외교·안보 모두 다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어찌 됐든 정치력으로 이를 풀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앞으로 이를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병채·이정우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