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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거세지는 文 교육 정책

“학생 선택권 침해하는 행위”
“공정성 비난에 책임 돌리기”
학교측 행정소송 불사 방침
‘위헌’ 판결 재연 여부에 주목

‘조국 사태’ 후 문재인 정부의 ‘오락가락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교육부의 ‘2025년 일괄 폐지’ 추진에 대해 헌법소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년 전 정부가 고교 서열화 해소를 내걸고 ‘자사고·일반고 중복지원 금지’ 정책을 추진했지만 헌법재판소 위헌 판결로 무산돼 이번에도 같은 사례가 재연될 지 주목되고 있다.

7일 A 사립 외고 교장은 “정부의 특목고 폐지는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등 법적으로 맞설 것이고, 이를 위해 법률 검토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장은 “자사고와 연대할 것이고 현재 소통 중”이라고도 밝혔다. 이에 따라 외고·자사고들은 교육부가 이들의 설립근거가 되는 시행령 개정에 나서는 대로 해당 시행령에 대한 위헌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교육 당국의 압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립학교가 중심이 될 예정이다. 외고는 전국 30개교에 달하지만, 서울 6곳을 포함해 사립은 절반(16개교) 정도다. 국제고는 전체 6곳 중 청심국제고를 제외하고는 모두 공립이다.

이들 학교는 교육부가 이날 발표할 외고·국제고·자사고 폐지 로드맵 중심의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에 대해 “원칙 없는 졸속 추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재지정평가를 통한 단계적 폐지를 고수해온 교육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전면 폐지로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며 “고교 서열화와 대학입시 공정성 등 기회의 공정을 해치는 제도부터 다시 한 번 살피겠다”며 교육개혁을 강조했다. B 외고 교장은 “다수인 일반고에 대한 개혁 없이 진영 논리에 갇혀 ‘특목고 폐지’만 주장하는 게 과연 교육개혁인지 묻고 싶다”며 “오히려 강남 8학군의 쏠림현상이 강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자사고 관계자는 “조국 사태로 교육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자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소수인 특목고와 자사고에 적폐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당국이 특목고·자사고 폐지를 추진하면서 법적 다툼까지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결과도 좋지 않았다. 2017년 교육부는 이들 학교가 일반고와 신입생을 동시에 선발하고, 중복 지원도 못 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했다. 하지만 중복 지원 금지에 대해 헌재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당초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또 올해 재지정평가에서 탈락한 10개 자사고가 지정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면서 ‘강제 전환’된 자사고는 나오지 않았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