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전문가들의 성토 쏟아져
“교육이 정치에 악용될까 걱정”
자사고 등 일괄폐지 헌법소원

조변석개처럼 오락가락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학 입시·고교 정책에 대한 교육 전문가들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법과 절차를 무시한 독단적 판단,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수시로 바뀌는 정책으로 인해 ‘국가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뿌리째 흔들리면서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 방향, 기조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 한마디에 정시 확대로 돌아선 것을 보면 현 정부에 교육 철학이 있는지 과연 의문”이라면서 “대학 선발 정책을 고지 후 4년 뒤에 바꿔야 하는 현행 법·절차도 무시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교수는 특히 “교육문화수석 자리가 없어지고 청와대와 정부 핵심 요직에 교육 전문가를 두지 않는 것만 봐도 현 정부가 교육을 얼마나 하찮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며 “대통령 한 사람의 독단적 판단에 교육 정책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육정책의 정치적 악용 우려도 크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교육부가 이날 오후 발표하는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일괄 폐지 정책에 대해서도 “‘역사 국정 교과서 사태’처럼 교육이 정치에 악용되는 사태가 반복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들 고교는 교장연합회를 중심으로 교육부의 ‘외국어고·국제고·자사고 2025년 일괄 폐지’ 추진에 대해 헌법소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깜깜이 정책’도 문제로 지적됐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과거 정부에선 교육 정책을 누가 주도했고, 취지는 무엇인지가 분명했다”면서 “현 정부는 누가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양 교수는 특히 “현 정부는 대입정책을 자주 바꿨으며 자사고·특목고 혼란 가중을 일으켰고,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고교학점제 등을 추진했는데 3가지 정책이 교육계 지지도를 떨어뜨리는 ‘임기 말 트리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관범·윤정아·김성훈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