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州 가운데 3곳서 앞서

‘공화당 텃밭’ 켄터키 주지사
무역갈등 여파에 이변 연출
미시시피서도 민주당 선전
‘대선 풍향계’ 버지니아 승리

미국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두고 치러진 켄터키주, 버지니아주, 미시시피주, 뉴저지주 등 4개 지역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미시시피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대선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강세를 보임에 따라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공화당 강세 지역인 켄터키주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버지니아주에서도 민주당 승리가 예상되고 있다.

5일 CNN,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켄터키주 주지사 선거 개표결과 민주당 앤디 베쉬어 주 법무장관이 공화당 매트 베빈 현 주지사를 49.2% 대 48.9%로 누르고 당선됐다. 켄터키는 미국의 ‘팜 벨트(중서부 농업지대)’에 포함되는 대표적 농업주다. 기독교적 색채가 강한 지역인 탓에 이곳에서 주지사직을 민주당에 내준 사실은 큰 이변으로 평가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인 버지니아주를 사실상 포기하고 켄터키주에서 숱한 지원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한 데다 베빈 주지사도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과 켄터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추켜세우며 각별한 유대관계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더 참혹한 결과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큰 타격을 받았던 주민들의 민심이 반트럼프, 반공화당으로 돌아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6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곳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63% 대 33%로 크게 앞섰다.

같은 날 열린 버지니아주 주의회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초반 개표 결과 하원에서 51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공화당(48석)을 앞설 전망이다. 주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22곳에서 우위를 보여 18석에 그친 공화당을 앞서고 있다. 현재 민주당 대 공화당 의석은 하원 49 대 51, 상원 19 대 21이다. 버지니아주는 그동안 ‘대선 풍향계’ 역할을 했던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7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주 상원 다수석을 차지했는데 이듬해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현재는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지키고 있지만, 결과가 뒤집힐 경우 트럼프 대통령 재선 가도에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분석된다.

미시시피주는 1999년 이후 민주당이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적이 없는 지역으로 13% 6일 낮 12시(한국시간)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현재 민주당 후보인 짐 후드 주 법무장관이 45% 득표로 공화당의 테이트 리브스 부지사(53.7%)를 추격하고 있다. 주 의회 하원선거를 하는 뉴저지주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주 하원의 경우 80석 중 54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이 약 49석, 공화당은 31곳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