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화 “묵상에 좋은‘채근담 하룻말’ 쉽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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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화

“맑고 예쁜 책입니다. 간결하고 세련된 문장과 그림은 늘 곁에 두고 싶게 합니다. 나를 성찰하게 만드는, 향기로 말을 거는 책입니다.”

윤석화 배우는 최근 ‘채근담 하룻말(지식공작소)’을 읽었다고 했다. 그는 “365일 나날이 묵상하기 좋게 만들어진, 가볍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책”이라며 “요즘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고 있다”고 했다.

‘채근담 하룻말’은 중국 문인 홍응명(洪應明)의 어록인 ‘채근담(菜根譚)’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명나라 말기 인물인 홍응명의 자(字)는 스스로 성심성의를 다한다는 뜻의 ‘자성(自誠)’이다. 명 말 혼란한 시기에 입신양명에 실패하고 고향에 돌아가 채근(菜根), 즉 나물 뿌리로 장아찌를 담가 밥을 먹고 손님을 접대했다고 한다.

채근담은 나물 뿌리처럼 거칠고 질기지만 씹다 보면 차츰 맛이 깊어지면서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이야기다. 수많은 판본이 있는데, 이번 책은 중국 삼진출판사가 2018년 펴낸 책을 원본으로 했다. 하루에 한 편씩 1년에 걸쳐 읽을 수 있도록 365개 글로 재분류했다. 중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치바이스(齊白石·1860∼1957)의 그림을 곁들였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한문에 능하지 않은 사람도 읽기 편하게 요즘 쓰는 우리말로 옮겨, 문장의 운율을 즐길 수 있도록 풀어냈다는 점이다.

“오로지 나만 생각하면 뜻은 부서지고, 머리는 캄캄해지고, 은혜가 비참해지고, 마음엔 때가 타서 조만간, 후회한다. 욕심내지 않음을 보배로 삼은 까닭에 옛사람들은 일생을 건널 수 있었다.” (‘수신(修身) 자기를 살피다 - 7일’ 중에서)

옮긴이 박영률은 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로, 그동안 책 6000여 종과 오디오북 1500여 종을 펴냈다. 그는 이 책의 왼쪽 지면을 비워 뒀다. 독자가 오른쪽에 실린 글과 그림을 보면서 왼쪽에 자기 마음을 적어 놓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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