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넷마블은 코웨이 우선협상
넥슨은 스토케 M&A
NHN은 여행박사 인수

4차산업 대비 M&A 증가추세

대기업식 확장 나선 넷마블에
“정작 본업투자 위축될라”우려

구글 -모토로라 · MS - 노키아
상호 이해부족땐 실패 사례도

국내 게임업체 넷마블이 렌털업체 코웨이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이동통신사들은 케이블방송사 인수·합병(M&A)에 사활을 걸고 있다. 몇 년 새 대기업 M&A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 가능한 업종 간 ‘동종교배’와 예상을 허무는 ‘이종교배’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M&A 건수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발생하는 필연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다만 울타리를 깨는 이질적인 기업 간 결합인 이종융합은 불투명한 경제전망과 미래 투자처를 상실한 자금이 표류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한다. 경제 상황이 악화할수록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종교배가 계속될 것이란 의미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과 코웨이의 결합은 넷마블의 불가피한 선택이자 자충수라는 분석이 공존한다. 게임사업은 흥행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지만, 웅진코웨이 사업은 글로벌 계정 수 738만을 보유한 구독형 수익모델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실적 변동성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가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넷마블이 ‘저금리’에서 2조 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투자 대신 유보하는 건 손해를 보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저금리에서 M&A를 통해 또 다른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게임과 렌털 사업의 시너지가 쉽게 예상되지 않으며, 두 사업 간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와 관련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넷마블은 올해 초 동종업체 넥슨을 인수하려다 실패한 후 웅진코웨이로 눈을 돌렸다. 이 때문에 넷마블이 사업의 시너지 효과보단 안정적인 ‘캐시카우’만 봤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넷마블이 사업의 시너지 효과보단 대기업식 기업 확장에 중점을 뒀다”며 “돈은 게임에서 벌고 정작 이를 사업 연관성이 적은 사업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게임업계는 본업(게임) 투자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회사가 정보기술(IT) 기업과 만나 커넥티드카(통신망에 연결된 자동차) 시대를 준비하거나 인터넷뱅킹이 보험사와 만나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을 ‘좋은 이종융합’이라고 평가했다. 반대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마이크로소프트의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부 인수 등 상호업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사업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국내에서는 게임업체 넥슨이 스웨덴 유모차회사 ‘스토케’를 인수했고, IT기업 NHN은 종합여행사 ‘여행박사’를 사들여 화제가 된 바 있다.

한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시간을 줄여 새 분야에 진입하려는 M&A가 늘고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건수는 702건으로, 최근 10년 새 가장 많았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