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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이상 대형사건 40% ↑
국제우편 활용한 밀수 늘어

지난해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 단속 실적은 역대 최대였다. 더 이상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인구 10만 명당 마약 사범 20명 미만인 국가)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는 모두 8708억 원(730건, 426㎏)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8월 현재까지 1711억 원(433건, 115kg)을 기록하고 있다. 단속 실적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1㎏ 이상 대형 마약 사건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올해 마약 단속의 특징은 중화계 마약 밀수조직에 의한 필로폰 밀수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계 외국인이 가담한 마약 밀수 적발 실적을 보면, 2017년 1㎏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에는 6월 말 현재 36㎏에 달하고 있다.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이용한 필로폰 밀수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시대 변화에 따라 마약 밀수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통한 필로폰 밀수는 55건, 13㎏이 적발돼 전년 동기 대비 건수로는 53%, 중량은 263% 증가했다.

신종 마약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태국에서 주로 생산되는 정제형 필로폰인 소위 ‘야바’(YABA) 적발이 증가하고 있다. 야바는 필로폰과 카페인이 주성분으로, 필로폰에 비해 가격이 매우 낮아서 주로 동남아 노동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올 들어 15건, 9.8㎏이 적발돼 전년 동기 대비 건수는 78%, 중량은 무려 1120%나 증가했다.

성범죄에 악용되는 이른바 ‘물뽕’(GHB)도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물뽕 불법 판매광고가 올해 상반기에만 2508건이 적발돼 지난 한 해 동안 적발된 85건의 30배로 넘게 증가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반입하려다 압류된 물뽕만 1423g에 달하고 있다.

국경을 관할하는 관세청도 시대 변화에 맞춰 마약 밀반입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 관세청은 관세행정 목표를 ‘신속 통관’에서 ‘안전 통관’으로 전환하고, 방사능 오염 물품이나 마약류 등이 국내로 반입되지 않도록 국경 안전 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또 국민 건강·안전과 밀접한 생활용품 등의 수입검사, 테마·품목·시기별 집중단속 등 통관단계 안전 관리도 더욱 철저히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환경부 등 관련 부처와의 협업검사를 확대하고 검사장비를 늘려 불법 폐기물과 방사능 오염 물품의 국내 반입 차단을 추진한다. 이 외에도 과학탐지장비 활용을 늘려 주된 마약 반입경로 검사를 확대하고, 신종마약 단속을 위해 판매 사이트 모니터링도 강화하기로 했다. 주요 마약 생산·소비국 세관과 합동단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국내외 정보채널 확대 및 자체 정보 분석·식별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