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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균(1965∼1996)

오성균, 당신의 이름을 오랜만에 다시 불러봅니다. 당신이 계신 곳이 어떠한지 도무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그저 평안하리라는 안부를 전하며 저 스스로 위안을 삼습니다.

실은 일전에 오형의 이름이 실린 문자를 받고 잠시 아, 하는 탄식을 속으로 삼켰더랍니다. 오형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후배가 보내왔더군요. 장례식장에서 마주한 영정 속 아버님은 오래전에 뵀던 모습 그대로셨고, 어머님과 여동생도 여전하더군요.

그동안 어찌 지내셨는지, 아버님 가시는 길은 편안하셨는지 안부를 여쭙고 자연스레 오형의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서 나올 때까지 어머님은 제 손을 꼭 잡고 계셨지요. 이제야 아버님이 그토록 그리던 아들을 만나러 갔다는 어머님의 말씀에 슬픔인지 안도인지 모를 울컥함이 몰려오더군요.

그래요. 아버님과는 잘 상봉하셨나요? 학생운동, 민주화운동, 시민운동을 이어오면서 겪어야 했던 참 많은 곤란 속에서도 아버님에겐 오형이 큰 자랑거리가 아니었던가요? 어쩌면 스물세 해 전 오형이 먼저 떠난 이후에도 그러했겠지요. 하지만 송구스럽게도 저는 돌아가신 아버님보다 오형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더군요. 끝내 당신을 보내던 화장장엔 굵고 거친 초겨울비가 쏟아져 주책없이 터지던 울음소리도 눈물도 가려주었지요. 그게 어느새….

오형, 아버님과의 해후가 어떠한지 후일에 나를 만나거든 들려주시길.

극작가 고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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