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軍, 대규모 병력 이동중

시리아군, 7년만에 만비즈 점령
터키군과 충돌은 여전히 미지수

터키군이 쿠르드족을 겨냥한 시리아 군사작전을 개시한 지 엿새째를 맞은 가운데, 쿠르드족의 지원요청을 받은 시리아 정부군이 만비즈 등 터키 국경지역에 진입한 데 이어 터키군이 같은 곳을 향해 대규모로 병력을 이동하는 모습이 관측돼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터키의 ‘평화의 샘’ 작전에 맞서 쿠르드 자치정부와 손잡은 정부군이 이날 시리아 북부 요충지인 만비즈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군이 만비즈에 돌아온 것은 내전이 한창이던 2012년 수도 다마스쿠스 방어를 위해 북동부지역을 비운 이후 만 7년 만이다.

유프라테스강 서쪽 30㎞ 지역에 위치한 만비즈는 2016년 8월 쿠르드민병대가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탈환한 이후 줄곧 통제권을 행사해온 곳이다. 시리아 정부군은 현지 주민들의 환영 속에 터키 국경에서 20㎞ 떨어진 유프라테스강 동쪽 탈타므르와 락까 북부 아인이사에도 진입했다.

반면 시리아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가 장악한 시리아 북부 도시 자라불루스에서 만비즈 쪽으로 터키군의 대규모 병력 이동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터키 CNN튀르크방송도 터키군과 친터키 반군인 시리아국가군(SNA) 소속 병사들이 자라불루스에서 만비즈 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보도했다.

터키군이 만비즈 점령에 나설 경우 이곳에 진입한 시리아 정부군과 충돌이 불가피해, 터키 대 쿠르드족 전투가 터키와 시리아의 국가 간 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다. 터키 국방부는 “시리아 북부에서 반테러작전을 시작한 테러리스트 560명을 무력화했다”며 “국경에서 30∼35㎞까지 진격했다”고 밝혔다. 터키군의 공세에 맞서 전날 쿠르드족과 시리아 정부는 터키 국경을 따라 정부군을 전진 배치하는 내용의 협정을 맺었다.

시리아 정부군이 국경지역으로 이동하고 터키군이 진격을 계속하고 있지만, 전황이 터키와 시리아 간 정면대결로 치달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시리아내전에 개입해 정부군을 지원해온 러시아는 터키와의 군사 충돌 가능성을 부인하고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터키의 군사작전에 부정적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군사적 갈등 위험에 관한 질문에 “그런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시리아 북동부 도시 코바니를 점령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며 군사작전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이날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과 통화하는 등 러시아 군부는 터키 측과 잇따라 연락을 주고받으며 시리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