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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간 급여지급액 36조 넘는데
전국단위 회계감사 한번도 안해

노인 요양원 10곳 중 9곳가량이 보험료를 부정 수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단위 회계감사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8일 보건복지부의 ‘최근 5년간 노인장기요양기관 현지조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시된 현지 조사 결과 조사 대상 요양시설의 평균 78%가 총 950억 원의 급여를 부당청구했고, 특히 올해 상반기(1∼6월)에는 조사 대상 411개 시설의 92%에 해당하는 379개소에서 105억 원의 급여를 부당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요양보험 수급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급여 지급액도 매년 증가해 왔는데, 전국 단위의 회계감사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급된 해당 급여액은 36조 원에 달했다.

복지부는 공익신고가 들어오거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회계시스템에서 부정 수급 개연성이 발견되는 일부 요양시설에 한해 합동 현지 조사를 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현지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014년에는 921개 조사 대상 시설 중 665개소(72%), 2015년 1028개소 중 774개소(75%), 2016년 1071개소 중 760개소(71%), 2017년 895개소 중 731개소(82%), 지난해에는 836개소 중 742개소(89%)가 급여를 부당청구한 것으로 적발됐다.

숨겨진 비위가 더 클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부정 수급 개연성이 포착된 시설에 한해 실시한 조사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적발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데다, 전체 노인장기요양기관 약 2만2000개소 중 조사 대상이 5% 이내로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일규(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에도 어르신들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대다수 종사자 분까지 매도되는 일이 없도록 비리 요양원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