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신임 일본 외무상이 26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굳은 표정으로 형식적인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방위백서에 도발적 표현
“영공침해 땐 자위대법에 따라
항공자위대가 우선 대처할 것”

외교·국방부, 日공사 등 초치

일본 정부가 올해 방위백서에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독도 상공에서 충돌 발생 시 항공자위대 전투기의 긴급발진(스크램블) 가능성을 처음으로 적시했다. 독도 영유권 주장을 실천하기 위해 군사적 행동까지 시사한 것으로, 외교부와 국방부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7일 일본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에서 채택한 2019년도 방위백서 ‘일본의 방위’에 지난 7월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해 한국 공군 전투기가 경고사격으로 대응한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나라는 영공침범을 행한 러시아 정부와 러시아기에 대해 경고사격을 행한 한국 정부에 외교 루트를 통해 항의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독도 인근 영공은 “일본 영공”이라는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면서 ‘영공침범에 대비한 경계와 긴급발진’ 항목에 “일본이 규정하는 영공침범 행위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항공자위대뿐이며 자위대법 제84조에 기반을 두고 우선적으로 항공자위대가 대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위대법 84조는 ‘외국 항공기가 국제법규나 항공법 등을 어기고 일본 영공에 침입하면 방위상은 자위대가 해당 항공기를 착륙시키거나 쫓아내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는 일본이 항공자위대 전투기 긴급발진 사례를 병렬적으로 배치하면서 독도에서의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백서는 일본 주변 해역, 공역의 경계 감시 태세를 설명하는 지도에도 독도를 일본명인 ‘다케시마(竹島)’로 표시하는 등 15년째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이날 즉각 논평을 내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논평에서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부당하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 한·일 관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이날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와 일본 무관을 각각 초치하기로 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