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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모임 순위

정당대표·금융단체장·예술가
사회지위 높지만 공식서열 없어
관례적 서열에 따라 자리 배정

같은 지위땐 외국인 높게 적용
국가 대표할땐 男이 女보다 위
주빈보다 높은 사람은 초대삼가

참석자들의 격이나 음식, 식사 장소 등이 나무랄 데 없어도 참석자들의 서열을 존중해 주지 못했다면 행사에 대한 평가는 박하게 나올 게 뻔하다. 이는 동서를 막론하고 세계 공통인 것 같다. 누구나 자신에게 걸맞은 대우를 받고 남에게 인정받고자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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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이다. 약속시간이 임박해 허겁지겁 옷을 입고 있는데, 프랑스인 친구 필립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날 만찬을 주최하는데 참석할 예정인 A 기업 사장과 B 협회 부회장 중 누구를 상석에 배정해야 하는지 묻는 전화였다. 행사를 주최한 경험이 있는 필립은 서열을 무시할 경우 손님 중 한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이는 전체 행사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서열은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의 순위를 뜻한다. 크게 공식 서열과 관례상 서열로 나뉘는데, 공식 서열은 나라에 따라 달라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 국가 행사나 외국 대표들이 참석하는 공식적인 모임의 경우 사전에 관련 국가의 의전팀에 문의해 참고하면 좋다. 관례상 서열은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나 공식 서열에 들어가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적용되는데 사람들을 초대할 때 알아두면 좋다. △공식 서열로 지위를 정할 수 없는 사람:정당 대표, 언론 및 금융단체장 △사회·문화적 지위를 고려해야 하는 사람:예술가, 문인 △회의나 모임의 성격상 높은 지위를 인정해야 하는 사람:국제기구 대표, 국제단체장 등이다.

서열을 정할 때 기준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보통 남편과 부인의 서열은 같다 △나이를 고려하되, 같은 지위일 경우 반드시 나이를 참작한다 △미혼 여성은 기혼 여성보다 서열이 낮다. 단, 참석자가 부인 대신 미혼인 딸을 동반하면 그 딸은 예외적으로 상석에 온다 △같은 지위일 경우 외국인에게 높은 서열을 적용한다 △‘레이디 퍼스트’를 존중한다. 특히 외국인이 참석한 모임에서는 여성을 우대한다 △남성을 여성보다 우대해야 할 때가 있다. 나라마다 다소 다르나 장관, 대사 등 국가를 대표하는 경우 남성을 여성보다 우대해 상석에 배치한다 △주빈을 존중한다. 주빈이 상석에 앉아야 하므로 주빈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을 같이 초대하지 않는 센스가 필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관례상의 서열 기준은 ‘외국인-(손님과 같이 온) 친구 중 초면인 사람-처음 방문한 사람-가끔 초대받은 사람-친척’ 등의 순이다.

최정화 한국외대 교수,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 연구원(CICI)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