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뉴욕 도착한 文대통령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2일 미국 뉴욕 JFK 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면서 영접 나온 인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韓·美 정상회담 D-1

美·北, 비핵화 최종 단계 이견
실무협상에 난항 겪을 가능성

文, 뉴욕도착후 참모들과 회의
미북·남북관계 가속화 절박감
美·北 모두 협상장 유인 노력
‘중재자역 한계있다’ 비관론도

이미지 크게보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호텔에서 23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좀처럼 계기를 찾지 못했던 미·북 비핵화 실무회담이 이르면 9월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3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 관련 공조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특히 내년 재선을 겨냥해 외교적 성과를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는 북한 사이에서 비핵화 접점을 찾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어떤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향후 남북 관계와 미·북 관계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착을 위해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이뤄야 한다고 판단, 비핵화 로드맵의 청사진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할 방침이지만 미·북 간 비핵화 정의 및 방법론에서 근본적인 이견이 여전한 만큼 회담 전망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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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일단 최근 북한이 비핵화 상응 조치로 기존 대북제재 완화에서 체제보장과 안전 보장을 요구하는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이와 관련한 미·북 간 합의 가능한 접점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을 수행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2일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북한이 지난 하노이 회담 이후 안전보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비핵화에 상응하는 조치로 대북 제재 완화를 놓고 단계적인 비핵화 방안을 내놓았던 북한이 ‘빅딜’을 선호하는 미국의 강경한 태도에 가로막히자 체제보장, 안전보장 쪽으로 요구 조건을 바꾸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강 장관은 “안전보장이나 제재 해제 관련 모든 것에 대해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는 미 측의 입장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미 양국 모두 북한의 체제 보장과 안전 보장 요구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임박한 미·북 간 실무 협상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미·북 관계, 남북 관계 모두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서는 곤란하다는 절박함이 깔려있다”며 “미국과 북한이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는 것도 같은 맥락인 만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북 실무 협상이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북 간 실무협상에서 북한 비핵화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만만치 않은 만큼, ‘중재자’로서 한국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특히 북한과 미국 사이에 비핵화 방법론은 물론, 비핵화의 최종 단계에 대한 정의가 다른 부분은 궁극적인 협상의 ‘암초’다. 강 장관은 “비핵화 목표에 대한 정의는 같지만 거기까지 어떻게 갈 것이냐, 로드맵을 어떻게 그릴 것이냐에 대한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욕=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