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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출국, 23일 트럼프와 회담
대북제재 완화방안 꺼낼지 촉각

오는 22일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발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D-3인 20일 공개 일정을 전혀 잡지 않고 회담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의 분수령이 될 미·북 실무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묘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미·북 대화 진전을 위해 대북 제재 완화 카드를 먼저 꺼내 들 경우 한·미 정상회담 자체가 성과 없이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은 오늘 별다른 공개 일정 없이 통상 업무를 보실 것”이라며 “특히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집중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방미 명분은 문 대통령의 3년 연속 유엔 총회 참석이지만,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한·미 정상회담에 더 집중하고 있다.

청와대는 한·미 정상회담을 포함한 3박 5일간의 순방을 통해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는 한편, 북한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한·미 양국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공조를 단단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이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이 나서 상황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핵·남북관계 모두에서 정권이 바뀌어도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는 게 목표다.

하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회담 의제의 양대 축이 될 한·미 동맹과 비핵화 협상을 놓고 양국이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 등을 언급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대책 및 역제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미·북 관계의 진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북 제재 해제를 제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협상력을 떨어트리고 미국이 염두에 두고 있는 북한 비핵화 로드맵과도 상충하는 것이어서 자칫 정상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마무리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문 대통령은 3박 5일간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에 머물면서 폴란드·덴마크·호주 정상과도 회담을 갖는다. 24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