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폼페이오,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사우디 공격배후로 이란 지목
트럼프 “최후옵션은 전쟁될것”
이란, 美에 “안했다” 외교전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공격 배후로 지목한 이란에 대해 군사적 공격 외에 많은 옵션이 있음을 밝히면서 “대 이란 추가 제재를 48시간 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군사적 대응과 외교적 협상 등을 놓고 혼선을 빚었던 이란 대응책을 ‘경제적 압박’ 강화로 정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취재진의 이란 공격 가능성 질문에 “많은 옵션이 있다. 최후의 옵션이 있고, 그것보다 덜한 옵션들도 있다”며 “우리는 매우,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후의 옵션은 전쟁 돌입을 의미한다고 말할 것”이라며 “(지금) 최후의 옵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당장 군사적 대응에 들어갈 것은 아님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를 갖고 있다. 나는 힘의 강력한 표시라고 생각한다. 공격하기는 매우 쉽다”면서도 과거 이라크와의 전쟁을 거론한 뒤 “우리는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우리는 좋은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고, 만약 우리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그것을 망설임 없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군사 옵션 사용 가능성은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대응을 미룬 대신 조만간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화할 방침임을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밝힌 이란 제재 대폭 강화 지시와 관련해 “앞으로 48시간 안에 그것(대 이란 경제제재)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의 사우디 공격 배후설과 경제제재 강화 방침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가 재무장관에게 ‘이란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하라’고 명령했다”며 “미국이 일반 시민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전쟁과 테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는 이에 앞서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은 이란과 관계없는 일’이라는 내용의 외교 전문을 주테헤란 스위스대사관을 통해 미국 정부에 보냈다. IRNA는 “이란 정부가 이 전문에서 이란이 이번 공격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며 “이란에 적대적인 조처를 한다면 즉시 대응하고, 이는 구두경고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명시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해온 친 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은 아랍에미리트(UAE) 내 수십 개 도시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야히아 사레아 대변인은 18일 “우리는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포함해 UAE 내 수십 개의 표적을 갖고 있고 이것들이 언제라도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알린다”며 “드론 하나에도 견딜 수 없는 유리 타워와 시설의 평화와 안전을 원한다면 예멘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