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검찰화 지원안’국회 제출
전문성·수사보완 미비 우려

법무부는 검사가 맡아온 모든 직책을 일반직 공무원이 맡게끔 ‘복수직제’ 규정을 전면 삭제하기로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해 검찰이 공직자윤리법 위반 여부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검사장급 검찰 간부가 맡아온 법무부 ‘핵심보직’인 검찰국장, 기조실장을 포함해 수사와 국제사법공조가 필요한 직책도 비(非)검사 출신이 맡게 돼 전문성, 수사보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19일 법무부와 검찰에 따르면 조 장관은 전날 더불어민주당과 사법·법무개혁 방안을 협의하는 자리에서 복수직제를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추진지원단 과제를 담은 ‘탈(脫)검찰화 지원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동안 진행된 법무부 탈검찰화가 ‘검사만 임명할 수 있던 자리를 개방해 검사가 아닌 사람도 임명할 수 있도록 바꾼 것’(복수직제)이었다면 이제 아예 그 자리들에 검사를 임명할 수 없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탈검찰화의 일환으로 범죄예방정책국장·법무실장·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등 검사장을 보임하던 자리에서 검사를 차례로 빼 왔다. 검찰국장과 기조실장만 현직 검사다. 이제는 남은 두 자리 모두 비검사가 맡는다. 검찰국장은 검찰 인사·조직·예산을 총괄하는 자리다. 기조실장 역시 장차관을 보좌해 법무부 정책·예산을 총괄하는 요직으로 꼽힌다.

국제형사과장은 해외 도피 범죄자 검거, 국제형사사법공조를 담당한다. 일선 검사들은 국제형사공조에 빈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합의 등을 담당하는 국제법무과장을 개방하는 과정에서도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의 직책 중에서도 전문성과 수사보완 등의 문제로 검사들이 반드시 맡아야 하는 직책이 있다. 국제형사과장은 비검사가 맡으면 국제형사공조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미국 법무부에서도 해당 업무는 검사가 맡고 있는데 우리 측 파트너는 비검사라면 협상이 잘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