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美·北정상회담 뒤 처음
어제는 비건 대표와 전화 협의

北 대화제의 이후 韓도 속도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오는 12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중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나선다. 북한이 지난 9일 “9월 하순 대화하자”며 미 측에 실무협상을 제안한 뒤 한국도 분위기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교부는 11일 “이 본부장은 12일 베이징을 방문해 뤄자오후이(羅照輝)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협의를 개최하고,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취임한 뤄 부부장은 지난 2~4일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북해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을 만날 당시 수행했던 인물이다. 아시아, 조약법률, 국경·해양, 영사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북한이 제시한 실무협상 시한이 2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인 만큼 미·북 실무협상 성사를 위해 정부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본부장은 전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전화로 협의한 바 있다.

하노이에서의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한·중 북핵수석대표 간 첫 만남이다. 이 본부장이 지난 1월 쿵쉬안유(孔鉉佑) 전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서울에서 만나 협의했던 이후 8개월 만에 중국 측 북핵 대표자를 만난다. 최근 방북했던 중국으로부터 북한의 대략적인 입장과 요구사항 등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이후 유엔 총회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할 전망이다. 유엔 총회는 오는 17일 개막하며, 해당 자리를 계기로 비건 특별대표와 만나 한·중 북핵수석대표 협의 결과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

미·북 실무협상 범위를 정하는 데 한·미 간 긴밀한 공조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가 지난달 방한한 뒤 베이징에서 뤄 부부장을 만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던 만큼, 이번 한·중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실무협상 계획 등이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