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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채널 운영 화제

“우리 할-배, 사-랑-해 주세요!” “구-독, 눌러주세요!”

손녀딸이 소개하고 응원하는 이 유튜브 채널의 주인공은 박일환 전 대법관이다. ‘차산선생법률상식’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그의 채널엔 종종 손녀딸이 등장해 깜찍한 응원을 펼친다.

박 전 대법관은 “요즘 섬네일(견본 이미지)에서 저희 외손녀가 할아버지를 도와 많은 활약을 하고 있다. 귀엽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정에서 근엄하게 재판을 하던 그의 표정이 무방비 상태로 풀어진다.

박 전 대법관의 유튜브 채널도 지난해 딸인 메리츠자산운용 애널리스트 박정임 씨의 권유에서 시작됐다. 존리 메리츠운용 대표의 유튜브 방송 채널을 운영하던 박 씨가 아버지에게도 유튜브 채널 개설을 권한 것이다.

박 전 대법관은 “딸이 ‘아버지 할 일 없을 때 한번 해보세요’ 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삼각대와 마이크를 사서 휴대전화로 직접 촬영하고, 딸이 편집과 자막을 도왔다.

그가 소개하는 법률상식은 주로 임대차 계약·부동산·노동 등 다소 어렵고 딱딱한 내용들을 다룬다. 그러나 ‘자녀에게 부모의 빚을 갚을 의무가 있을까’ ‘임차인의 권리금은 항상 보장이 될까’처럼 일상에서 한 번쯤 고민해봤을 법한 소재가 대부분이다.

지난 3월 ‘농담으로 한 ‘회사 그만 둘래’ 발언 후 퇴직발령?’이라는 영상은 조회수 3만4000회를 기록했다. 한 가지 법률상식을 3∼4분 영상에서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풀어낸 덕분이다. 그는 “어느 날 구독자 수가 3000명을 넘더니 이제 3만7000명에 달한다”며 웃었다. 구독자의 80%가 20∼30대일 정도로 젊은 층의 지지가 높다.

박 전 대법관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법정에서) 따지는 사람이니 남들에게 빡빡하게 느껴졌을 텐데 그런 편견을 깼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요즘도 유튜브 아이템을 찾기 위해 새로운 판례를 늘 챙겨본다. 그는 “최근 시국 사건이 워낙 많아서 재밌고 좋은 판례가 잘 안 나오고 있다”면서 “콘텐츠를 계속 발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